고신용 다중채무자 75만명, 채무금액 158조원
저신용자 위한 대출상품마저 고신용자 비율 높아
“고신용자 대상 손쉬운 대출영업행태가 문제”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위험 부담이 적은 고신용자들에게 대출을 몰아줬던 금융권의 업무행태가 이제는 고신용자들을 다중채무자로 만드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를 통한 가계대출 채무자 수는 2012년 말 대비 56만명 증가한 1101만명, 가계대출 금액은 164.2조원 증가한 755.3조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3개 이상의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 수는 37만명(11%) 증가한 368만명, 채무금액은 약 92조원(30%) 증가한 400조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신용등급 1~3등급 다중채무자는 49만명에서 약 53% 증가한 75만명에 달했으며 채무금액은 90조원에서 158조원을 넘어 75%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10등급의 저신용 다중채무자의 경우 11만명, 채무금액은 15조원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금융권 전반에서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선호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서 고신용자들에게 대출을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손쉽게 대출을 허가해줌으로써 고신용 다중채무자 수와 채무금액은 증가했고 저신용자들은 대출기회를 빼앗겨 채무자와 채무금액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저신용자를 위해 출시된 ‘사잇돌 대출’도 전체 이용자 중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 비율이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박찬대 의원은 “금융권의 고신용자 대출 몰아주기가 오히려 고신용자들을 다중채무자로 만들어 가계문제의 가장 큰 요인이 됐다”며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고신용자들의 다중채무 원인과 쓰임을 정부가 조사·분석해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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