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교통안전포럼 주최로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제20대 국회 교통안전포럼 정책 세미나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길’이 진행 중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혈중알코올농도 0.05% 미만
주의분산·경계능력 손상 확인”

“상습음주운전자 기준 높이고
면허재취득 요건 강화해야”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음주운전의 효율적인 단속을 위해 음주단속 기준을 현행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대 국회 교통안전포럼 정책세미나’에서 “혈중알콜농도 0.05% 미만에서도 ‘주의분산’과 ‘경계’ 능력에서의 손상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장 박사에 따르면 주취한계 이상 음주운전 사고는 연평균 2.3%로 감소 추세지만, 주취한계 미만 교통사고 건수는 연평균 3.3%로 증가추세다. 술 한두잔 이후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장 박사의 분석이다.

주취한계 미만 음주운전사고는 금·토요일 자정에 가장 많이 집중되며, 20대 남성 운전자와 40대 여성운전자들의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고요인은 부주의로 조사됐으나, 만취상태 시 발생하는 졸음운전도 9% 발생했다.

장 박사는 “현행 단속 관련 법규는 음주측정 근거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로 한정하고 있어 음주측정 불응 시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이를 삭제해 바로 운전자의 알코올 정도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은 호흡 음주측정을 허용하나 호기 알코올농도 관련 규정이 부재하다”며 “단속 측정단위를 호기 알코올 농도로 표기해 측정 상의 오차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속 인력 추가확보와 단속방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측정결과에 대한 민원제기에 따른 단속현장의 2차 측정 예비인력과 주취한계 미만 사고의 새벽시간(오전 2~6시) 음주사고를 고려해 주간단속 상시화가 필요하다는 게 장 박사의 설명이다.

더불어 음주운전 의심자에 대한 2차 측정(재측정) 요구 증가에 따른 대응으로 경찰차량 내 휴대 음주 정밀계측기 설치가 전국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단속기준 강화의 필요성으로 단속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시민 의견도 제시했다. 장 박사에 따르면 음주운전 단속 기준 강화 방안에 72.1%(445명)이 찬성했으며, 도입 시기도 ‘1년 이내에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70.2%에 달했다. 단속 강화와 병행해야 할 대책으로는 단속시간·장소 변경(49.7%), 시동잠금장치(44.9%), 위험운전치사상죄 적극 반영(41.1%),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몰수(36.1%) 등으로 나타났다.

장 박사는 “일본의 경우 2002년 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추고, 음주운전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해 2001년 대비 2003년 사망사고가 34% 감소했고, 제도 개선 5년 만에 48.7%의 감소효과를 거뒀다”며 “2007년부터 전체 교통사고 대비 음주사고율은 1% 이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준환 입법조사연구관도 음주운전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15년 전과 비교해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보다 적극적인 음주운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관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함께 음주사고 사망자 수는 연평균 4.8% 감소추세에 있지만, 음주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12.6%로 15년 전(12%)에 비해 0.6% 증가했다. 특히 3회 이상 상습운전자는 2000년 14.6%에서 2015년 18.5%로 증가하는 추세다.

박 연구관은 “상습 음주운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처벌은 ‘벌금 또는 기타 처벌’보다 ‘운전면허 정지 및 취소’로 조사됐다”며 “상습 음주운전자 기준을 5년 간 3회 이상에서 3년 간 2회 이상으로 강화하고, 상습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 후 재취득을 위해서는 별도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거나 의사의 의료·심리 소견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재취득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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