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올레’의 주연 배우 오만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드라마, 예능,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배우 오만석이 영화 ‘올레(채두병 감독)’로 돌아왔다. 지난 2007년 개봉 영화 ‘우리 동네’에서 섬뜩한 연쇄살인마를 연기했던 그가 이번엔 허당의 매력이 있는 ‘은동’으로 분했다.

영화 ‘올레’는 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에 제주도로 모인 세 남자 ‘중필(신하균 분)’ ‘수탁(박희순 분)’ ‘은동(오만석 분)’의 예측불허 해프닝을 담고 있는 코미디다.

오만석은 방송국의 메인 아나운서이자 세 친구 중 유일한 유부남 ‘은동’으로 분했다. ‘은동’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정도로 갖출 것은 다 갖췄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못 갖췄다. 퇴직을 앞두고 제주도로부터 걸려온 부고 전화에 오랜만에 친구들을 함께 제주도로 향한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 만나 오랜만에 스크린의 모습을 비춘 오만석을 영화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오만석과의 일문일답.

-스크린에 등장한 것이 오랜만이다. ‘올레’를 선택한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제가 마지막으로 캐스팅됐는데 신하균, 박희순 두 사람이 한다는 얘길 듣고 같이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내용도 우리 나이 또래에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분량에는 별로 욕심 없었다.

-신하균, 박희순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

(박)희순이 형이랑 알고 지낸 지 16~17년 됐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고 워낙 좋아하는 형이다. (신)하균이는 막걸리를 워낙 좋아한다. 저도 좋아하긴 하는데 하균이 좋아해서 촬영하면서 더 먹게 됐다. 그런데 막걸리가 정말 맛있었다. 지방 촬영을 하면 여기저기 먹어보곤 했는데 제주도에서 먹은 막걸리가 워낙 맛있었다. 이게 달지도 않고 심심한 거 같으면서 계속 들어가게 한다.

▲ 영화 ‘올레’의 주연 배우 오만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짧지만 앵커 연기할 때 긴장했을 것 같다. 어떻게 준비했나.

실제 YTN 스튜디오에서 찍었다. 해보니까 진짜로 앵커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더라. 톤이나 자세를 많이 흉내 내려고 했다.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목소리, 발음이 하나하나 자연스러우면서 또박또박 들려야 한다.

원래 가끔 뉴스를 보다가 ‘어떻게 하는 거지?’라는 궁금증이 생겨서 재미 삼아 몇 번 연습해본 적 있다.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은 실제로 연주한 것인가.

원래 그 곡을 따로 배워서 한 달간 연습했다. 꽤 비싼 기타까지 샀다. (신)하균이와 파트를 나눠서 연주했는데 영화에서는 실제가 아닌 것처럼 하는 독특하게 나왔다. 심지어 싱크가 안 맞더라.

중간에 차 타고 갈 때 랩 하고 노래 부르는 장면도 현장에서 직접 연주했는데 영화에서는 다 안 나왔다. 기타는 집에 그대로 잘 있다.

-감독님과의 대화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어떤 이야기를 했나.

사는 얘기 했던 것 같다.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이야기했다. 워낙 감독님이 대화를 좋아하신다. 농담하고 이런 거 좋아하신다. 영화에 대해 심도 있게 나눈 건 아닌 것 같다.

평상시에 워낙 되게 재밌으시다. 관점이 독특한 것 같다. 인류학과를 나와서 그런지 사물 현상을 볼 때 다방면으로 본다. 박학다식하다. 그러다 보니 한 번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한다. 농담도 많이 한다.

-영화를 보면 대학교 시절이 떠오를 것 같다.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나.

제주도 대학교 MT 회상 장면을 보니 저 학교 다닐 때 MT가 생각나더라. 그때 동창인 이선균과 윤희석, 장동건하고 같이 엠티 간 기억이 난다. 그때 드럼통같이 커다란 통에 담긴 막걸리를 호수로 따라서 먹었다. 실제로 기타 잘 치지도 못하면서 기타 들고 가서 강촌 대성리에서 모닥불 피워놓고 막걸리 마셨다. 영화 속에 학생들이 바깥에서 널브러져 자는 것처럼 실제로 그랬다.

-영화 ‘올레’를 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저께 언론시사회 하는 날 저도 모르게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를 봤다. 보다 보니까 우리 시대의 또래 친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너무 바쁘고 힘들게 열심히 살긴 하는데 뭔가 진짜로 얻어가는 건지, 보상받는 건지 잘 모르고 그냥 사는 것 같은 모습이 느껴졌다.

영화를 보시고 난 다음에 자기 스스로한테 칭찬도 하고, 선물도 하고, 뭔가 달래줄 수 있는 것들을 하셨으면 좋겠다. 그게 여행이든 모음이든 한번쯤은 자기를 토닥거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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