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됐다. 현금 인출해 집에 보관하라” 전화
피해자 집에 침입, 현금 절취하려던 조선족과 10대 검거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개인정보가 유출돼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계좌에 있는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거실 서랍장에 보관해라.” 지난 13일 70대 어르신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이지만 전화를 받은 노인은 은행에 가서 현금 5000만원을 인출하려고 했다. 다행히 은행 직원이 경찰에 신속하게 신고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인천연수경찰서(서장 김철우)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지난달 30일 3000만원을 절취하고, 지난 13일에는 70대 노인을 상대로 5000만원을 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조선족 1명과 10대 3명을 검거, 그 중 A(29, 남, 중국 국적, 조선족)씨와 B(18)군 등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B군 등 3명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는 국내관리책 C(18, 조선족, B군과 같은 고교 친구)군으로부터 고수익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말에 포섭돼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피해자로 하여금 현금을 인출해 집 안에 보관하게 하고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다음 피해자를 외출하게 해 현금을 가져나오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에는 현금 3000만원을 훔쳐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했으며 지난 13일 재차 범행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현금을 절취해 조직에 전달하는 팀이 여러 개가 있고, 동시다발적으로 지시를 받아 가장 빨리 도착해 현금을 가져오는 팀이 대가를 받을 수 있어 오토바이나 렌트차량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추가 범행이 있는지 확인하고 중국으로 도주한 국내관리책을 추적하는 등 계속해서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며 “피해자가 현금을 인출할 당시 보이스피싱 범죄를 의심, 신고함으로써 피해예방 및 범인검거에 도움을 준 은행원에게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청소년들을 유혹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게 하는 사례가 많고, 고령의 노인 등을 대상으로 여전히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범인검거뿐 아니라 홍보 및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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