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최종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를 15일 오전 방문했다. 황 총리는 성주 군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성주 군민은 계란과 물병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경호원들이 황 총리와 한 장관에게 항의하는 성주 군민을 막아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대구=배상민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결정과 관련해 경북 성주 군민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성주를 방문했지만, 분노한 군민의 반발만 샀다.

황 총리는 15일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해 “군민 여러분, 죄송하다”면서 “여러분의 안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사드를 배치할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성주 군민은 더욱 분노하며 “너희 집에 배치하고 나서 성주에 배치하라”며 “사드는 성주에 배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주민이 던진 계란과 물병으로 인해 사드 설명회는 중단됐다.

▲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최종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를 15일 오전 방문했다. 황 총리는 성주 군민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성주 군민은 계란과 물병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경호원들이 황 총리와 한 장관에게 항의하는 성주 군민을 막아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성주 군민인 김모(50대 중반, 남)씨는 “사드 배치하는 곳과 우리가 사는 곳이 거리가 멀면 되는데, 사드 배치하는 곳이 바로 우리 집 앞”이라며 “배치 지역 거리가 400m라고 했지만, 사실 400m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속에 설치한다고 했는데, 산속이 아닌 야산이다. 절대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성주에 3대가 함께 사는 신모(70대 중반) 할머니는 “우리 집에는 어린아이가 있다. 우리 집 앞에 사드를 배치하면 우리 아이는 어떡하나”라며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 이래도 되겠는가. 우리 보고 죽으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울먹였다.

▲ 성주 군민이 사드 배치 반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참외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농가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참외 농사를 짓는 남모(60대 중반, 남)씨는 “‘사드 참외’라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것을 봤다”며 “SNS에 성주 참외를 먹을 건지 물어보는 것에 대해 안 먹겠다고 한다. 누가 사드 성주 참외를 먹겠는가”라며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농민은 “황 총리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참외는 우리 자식이며 목숨이다”라며 “참외 농사를 못 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 15일 경북 성주군청을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이 사드 배치 관련 설명회를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며 물병과 계란을 투척해 피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성주여고 학생은 호소문을 발표하고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면 이사를 해야 하고, 친구들과 떨어질 생각을 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며 “9살 동생도 사드가 오면 우리가 죽는다며 위험한지 알고 있는데, 높으신 분들은 왜 안전하다고만 하는가. 그렇게 안전하다면 사드 가져가라”고 주장했다.

황 총리는 군민의 반발로 인해 군청 안으로 대피했다가 미니버스에 탑승해 이동하려고 했다. 하지만 성주 군민이 막아서면서 차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러다 황 총리는 6시간 30여분 만에 겨우 승용차로 옮겨 타고 성주군청을 빠져나갔다.

▲ 황교안 국무총리(오른쪽)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전 경북 성주를 방문해 성주 군민에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인해 죄송하다고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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