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재작년 8월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으로 인하여 등장한 후계자 문제가 현재로서는 삼남인 김정은이 겉으로 보기에 가장 유력해 보이나, 불투명한 북한사회의 속성상 현시점에서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되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동안 알려진 바와 같이 김 위원장에게는 김정남, 김정철, 김정은 등 세 아들이 있는데,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가 등장한 이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김정남, 김정철의 관련기사를 요새는 거의 접하기가 힘들다.

사실 필자는 예전부터 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이며 현재 폴란드 주재 북한대사로 있는 김평일 대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김 대사는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기대하였던 아들로서 한때 군부의 지지도 있었으나, 결국 김 위원장과의 후계자 경쟁에서 밀려나 오랫동안 해외에서 대사로 재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오랜 해외생활의 영향이어서인지 외국어에도 능통하고 비교적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도 그의 사진을 언론을 통하여 목격한 바 있지만, 외모가 김일성 주석의 젊었을 때 모습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김 대사이기에, 재작년 8월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 이후 외국의 북한전문가로 부터 일시적으로 주목받은 바 있으나, 그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된 것은 아니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김 대사를 후계구도에 있어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다시 건강이 회복된 이후 김 대사 관련 보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최근에 주목할 만한 보도가 있었으니, 그것은 북한군 중좌출신의 탈북인사가 모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인데, 그 핵심내용은 김 대사를 언젠가는 평양으로 불러들여서 정권을 이양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주장은 그동안 그 어떤 국내 전문가도 예상하지 않은 부분이었기에 상당히 놀랍게 생각되지만, 필자는 평소에 김 대사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증언한 인사가 김 대사가 군에 복무할 당시 참모라는 점도 결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김 위원장의 후계구도에 있어서 김 대사가 어떤 변수가 되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예의주시할 생각이다.

한편 여기서 김정은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우선 이름과 관련하여 그동안 작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이름은 공식적으로 김정운으로 알려져 왔으나, 후반에 들어서부터 김정은으로 이름이 정정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앞으로 다가올 불투명성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김정은의 사진과 관련된 문제를 언급한다면 그의 어린 시절 및 청소년기의 사진은 공개되었지만, 현재 20대 후반인 그의 모습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그러한 것을 통하여 볼 때도 그의 존재는 아직까지도 베일에 싸여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그의 지도력에 대하여 논한다면 아직 30세도 안된 젊은 나이인데다, 후계자가 갖추어야 할 특별한 경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사실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확정되는 데 있어서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김정은이 작년 생일인 1월 8일에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금년 생일을 전후하여 북한 언론이 만경대 혈통을 강조하며, 다분히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3대에 걸친 세습을 암시하는 뉘앙스를 풍기기는 하였으나, 그렇다고 해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후계자가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현재 언론의 대체적인 시각은 김정은이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필자는 특히 김정은의 숙부가 되는 김평일 대사의 행보에 대하여도 늘 관심을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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