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흰색의 꽃(조화)을 바닥에 뿌린다. 다양한 종류의 인공조명과 레이져빔, 인공안개가 흰색 꽃과 어우러진다. 때론 조명이 희뿌연 안개와 얽혀 꽃을 감싸기도 한다. 찰나의 순간 작가의 셔터가 ‘찰칵’하고 껌벅인다.

류주항(31) 작가는 이처럼 흰 꽃에 입혀진 빛과 주변을 감도는 안개, 조명, 레이져빔으로 변화를 준다. 우연히 입혀진 색은 운명처럼 찰나의 순간을 만들어 낸다. 결과물은 몽환적이며 고혹적이다.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갤러리TTM, 대표 박소정)는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본 갤러리에서 류주항의 ‘블러썸 블러썸 블러썸(Blossom Blossom Blossom)’ 사진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에서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창작을 지원하기 위한 첫번째 신진작가 기획전이다.

이번 ‘더 블러썸(The Blossom)’ 연작 전시는 ‘백야(White Night)’에 이은 류주항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으로 지난 2013년부터 3년여 동안 연구하고 준비한 작업이다.

전시 개막일 갤러리를 찾은 관객들은 블러썸 연작의 작업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전시장 내부는 화려한 조명과 안개가 분사되는 작업장으로 변했다. 실제 사진 속 대상인 에디션이 새겨진 꽃을 관객에게 나눠주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류주항 작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받고 있다. 이번 ‘더 블러썸’ 연작은 걸그룹 디홀릭의 7월 신규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 영상에 등장한다. 또 이번 전시에는 플라워 아티스트 오드리와 협업한 작품 4점도 선보인다. 오드리는 칸 영화제, 엘리자베스여왕 즉위 기념식의 플라워를 담당했던 세계적인 플라워 아티스트다.

갤러리 측은 “순간의 조명에 따라 서로 다른 빛을 머금고서 때로는 도드라져 주인공으로 보이기도 때로는 안개에 덥혀 숨죽이고 있기도 한 작품 속 꽃을 보면, 곧 환경에 따라 관계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하고 달라지는 우리의 삶이 보인다”며 “내가 머물러 있는 지점이 어디쯤인지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갖기에 좋은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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