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힐리리 클린턴 전 장관 (사진: 뉴시스)

트럼프 “불법 이민자 차단”… 총기 소지 옹호
클린턴 “외로운 늑대 막아야”… 규제 강화 주장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사건으로 기록된 ‘올랜도 테러’가 미국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미국 공화·민주 양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사건을 두고 엇갈린 해법을 제시하며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양 후보는 이번 사건에 얽힌 이민정책과 총기 규제 등에서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는 여전히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차단을 주장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이번 올랜도 사건을 언급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을 상대로 테러를 벌였던 역사가 입증된 지역으로부터 이민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올랜도 총기난사범에 대해 “그가 미국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그의 부모를 미국에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이민자들의 신원이 완전히 검증될 때 입국금지 해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당장 미국 국경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사건을 두고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막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연설을 통해 “올랜도 테러범은 죽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마음속 바이러스는 살아 있다”며 “우리는 눈을 바르게 뜨고, 굳건한 손과 흔들림 없는 의지로 그것(바이러스)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또 미국과 유럽에서 급진화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신원확인과 이들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리아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연대 공습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와 같은 정책에 대해 “자유를 사랑하고 테러를 증오하는 대다수 무슬림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총기규제를 놓고도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인의 총기 소지에 대해 옹호하고 있는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총기규제와 관련해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총기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이 규제를 강화했더라도 신원조회를 통과했을 것”이라며 총기 소지를 옹호했다.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13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에서) AR-15 계열 자동소총이 사용됐는데 이는 전쟁용 무기를 사용한 것”이라며 살상 무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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