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억 달러… 4년만에 최저
저유가·선별수주 등이 원인
중동서 하반기 결실 가능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해외건설 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던 국제유가와 이란 경제재제 등 해외사정을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우리 건설회사들의 수주 실적은 맥을 못추고 있다.

해외건설협회(해건협)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141억 3800여만 달러(약 16조 5574억 원)로, 지난해 동기간 수주실적(235억 3801만 달러)에 비해 40% 줄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같은 실적은 2012년에 이어 4년 만에 최저치다.

지역별로는 전통의 수주 텃밭인 중동이 66억 6058만 달러에 그치며 작년에 비해 44% 줄었다. 중남미 지역도 13억 138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8.4% 감소했다.

태평양·북미지역(13억 6104만 달러)과 아프리카(5억 1050만 달러)의 수주액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302.7%, 112.9% 증가했지만 중동과 중남미 등지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해 전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660억 달러에 달했던 2014년은 물론, 근래 가장 부진했던 지난해 총액(461억 4439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4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저유가 여파가 해외 수주 부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우리 건설사들이 과거 실적 중심에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전략을 바꾼 것도 수주물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건설업계는 올 하반기 이후에는 수주 가뭄이 다소 해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에콰도르 등 중남미,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등 중동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하반기에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도 하반기에는 첫 낭보가 날아들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이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길에 가계약을 맺은 박티아리 수력발전 댐(19억 달러)이 가장 먼저 연내 계약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선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해건협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안정적으로 50∼60달러 선만 유지해준다면 산유국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 수주를 전망하긴 어렵지만 일단 상반기보다는 수주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호인 국토교육부 장관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이달 24일에는 파나마 운하 개통식 참석과 함께 칠레 등을 방문해 국내 건설사 수주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수주물량 증가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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