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서효심‧박완희 인턴기자] 거리 노숙인을 위한 무더위 쉼터.

서울시가 노숙인들의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쉼터인데요.

노숙인들은 여전히 거리에 나와 있습니다.

쉼터가 불편한 것인지 아니면 홍보가 부족한 것인지 천지TV가 알아봤습니다.

▲ 조건에 맞지 않아 쉼터에 들어가지 못한 노숙인들이 쉼터 근처 그늘에서 잠을 자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시는 3일 거리 노숙인 특별보호대책으로 무더위 쉼터 16개소 운영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시설을 활용해 무더위 쉼터로 사용하는 건데요.

용산구 갈월동에 위치한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실내온도는 29℃.

무더위 쉼터라고 하기엔 너무 덥습니다.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는 쉼터 화장실.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요.

[노숙인 / 쉼터 이용 7년]
“화장실이 하도 오래돼서 걸핏하면 막혀요. 불편한 게 많아요.”

[이진산 / 서울시 복지본부 자활지원과]
취재진: 센터에 화장실이 자주 막힌다던데
“아 거기 이용자가 그래요? 제일 민원이 큰 부분이라서, 이용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상하게. 화장실 문제는 제가 한 번 더 확인해보겠지만, 그건 아닌 것으로 보이거든요. ”
 
[노숙인 / 쉼터 이용 7년]
“20일 제한이라는 게 있어요. 10일은 이용을 못 해요.”

[이진산 / 서울시 복지본부 자활지원과]
취재진: 한 달 중에 센터 이용 못 하는 10일은 밖에서 자야 한다고 하던데
“한 달에 20일 제한을 둔 법의 취지는 일시보호시설은 말 그대로 이용 시설이에요. 잠자리를 제공하는. 20일 있으면 다 나가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상담원이 상담을 해서 필요한 지원을 해드려요 ”

[노숙인 / 쉼터 이용 7년]
취재진: 열흘 동안 어디 계세요?
“그냥 만화방에서 자는 사람도 있고 길거리에 박스 깔고 자는 사람도 있고...”

[이진산 / 서울시 복지본부 자활지원과]
취재진: 시설 홍보는 어떻게?
“거리 상담하고 아픈 사람 있으면 병원 데려가고, 사후 관리까지 하는 역할을 시설들이 하고 있는데요.”

[노숙인 / 쉼터 이용 2년]
취재진: 센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친구가 알려 줬어요”
취재진: 관계자분에게 들은 건 없으세요?
“네”
취재진: 상처 치료는 안 하세요?
“이게 지금 계속 안 나아요. 지금 병원 가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제가 지금 돈이 없으니까 누가 도움을 주셔서…”
취재진: 센터 관계자분에게 얘기는 해보셨어요?
“이거는 안 될 거에요”

또 다른 쉼터를 찾았습니다.

쉼터 근처 그늘진 곳에 노숙인들이 자유롭게 쉬고 있습니다.

▲ 쉼터 앞 그늘에서 쉬고 있는 노숙인들. ⓒ천지일보(뉴스천지)

취재진이 다가서자 쉼터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노숙인 / 20년]
“(제대로 된) 보금자리가 어딨어? 씻을 때도 빈약하고…”

[노숙인 / 10년]
“완전히 고아원.. 완전히 인간 취급을 안 해 옹달샘은.”
 
[노숙인 / 15년]
“아침저녁 밥은 제시간에 먹어라. 밥이 밥이여?”

쉼터 운영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중구의 서울역 우체국 앞 지하보도 내의 응급대피소.

100명이 쉴 수 있는 넓은 공간입니다.

7일부터 오픈한다는 쉼터의 문이 굳게 잠겨있습니다.

[서울시 노숙인 시설 관리자]
“안에 상황에 조금 정리가 안 된 상황이라서 촬영은 조금 힘들 것 같고요.”

▲ 문 닫힌 쉼터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서 있는 노숙인. ⓒ천지일보(뉴스천지)

노숙인들은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밖을 서성입니다.

[이진산 / 서울시 복지본부 자활지원과]
“노숙인들에게 잠자리를 최대한 제공을 해서 잠자리만 제공을 하면 되겠지, 그러면 노숙을 안 하겠지, 이런 개념으로 접근을 했어요. 지금도 타 시도는 그렇게 하고 있고요.
서울시도 왜 시설에 이분들이 왜 이렇게 안 들어갈까. 만나서 면담도 해보고 설문조사도 해보고… 시설에 들어가는 데 아니면 거리생활 이탈하는데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걸림돌을 저희도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고…”

서울시가 내놓은 거리 노숙인 특별보호대책.

시행 효과는 그리 커 보이진 않습니다.

이처럼 정작 무더위 쉼터를 이용해야 할 노숙인들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리에 나와 있습니다.

노숙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환경개선이 더욱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촬영, 편집: 서효심 기자/ 취재: 박완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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