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호 제련로의 구덩이 내 탄화목에 흘러내린 슬래그 (제공: 문화재청)

철 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유구 발견돼
진천지역과 중원 지역 철 생산·유통 중심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충주 칠금동에서 4세기대 백제 철 생산유적이 확인됐다. 철광석을 부수던 파쇄장 등 다양한 유구가 발견된 만큼 이곳이 활발한 철 생산단지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국내 3대 철 생산지이자 다수의 제철유적이 남아 있는 충주 등 중원 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에 철 생산유적이 확인된 곳은 ‘충주 탄금대(명승 제42호)’의 남쪽 경사면 지역으로 지난 4월부터 조사가 시작됐다.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선 백제의 대표적인 원형 제련로(製鍊爐) 4기를 비롯해 파쇄장과 배수로, 추정 정련로(精鍊爐), 불을 때던 각종 소성유구 등 일련의 철 생산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유구들이 확인됐다. 정련로는 제련소에서 만들어진 철 생성물을 또 한 번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는 가마를 의미한다.

특히 1호 제련로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작업장 하부로 50㎝ 정도를 판 후 숯(5~10㎝)과 모래(30㎝), 점토(5~10㎝)를 차례로 채웠으며 약 20㎝ 두께의 벽체 외곽으로 단단한 점토를 덧대어 보강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4호 제련로의 구덩이 내부에서는 탄화목(炭化木)이 발견됐다. 또 탄화목 위로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인 ‘슬래그’가 흘러내린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처음 보고되는 것이어서 조업과정 복원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연구소는 “출토된 대형 항아리편 등으로 볼 때 대략 4세기대로 추정된다”며 “제련로와 흙으로 만든 통 모양의 관인 송풍관 등의 유물, 시기 등이 중원 지역 철기생산을 대표하는 진천 석장리 백제 제철유적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소는 “인접한 탄금대 토성 내부에서도 철기의 재료인 덩어리쇠 40매가 출토돼 이 지역이 진천과 더불어 백제 중요 철 생산 기지이자 수운(水運)을 통한 유통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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