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학교 개교 77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여행하는 인간(Homo Vians)’ 포스터 (제공: 한양대학교)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한양대학교박물관(관장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가 한양대학교 개교77주년을 기념하는 기획특별전 ‘여행하는 인간(Homo Vians)’을 개막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여행자의 발, 여행자의 가방, 여행자의 눈이라는 주제를 역사적, 문화인류학적으로 살펴본다.

먼저 배움, 종교, 경제적 이익, 즐거움 등 여행의 목적에 대해 살펴보고 여행을 하는 수단이 되는 발과 말, 기차와 선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여행자의 가방에서는 여행할 때 꼭 가지고 가야하는 여행의 필수품들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후기 여행증명서로 사용된 정국현의 노문(성균관대학교박물관), 사대부들의 여행용품 목록인 행구건기(경기도박물관)를 전시하고, 근대기 개화파인 유길준이 여행시에 사용한 세면도구세트(고려대학교박물관)도 선보인다.

여행자의 눈에서는 조선시대부터 근대 이후에 이르기까지 글과 그림으로 남긴 여행자의 기록을 살핀다. 이풍익이 21세의 나이에 금강산을 유람하고 시와 그림이 담긴 화첩을 남긴 동유첩(성균관대학교박물관)과 정운경이 표류민들의 기록을 모아 엮은 탐라견문록(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 홍대용의 을병연행록(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이 소개된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1922년 평화기념동경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한 안동 권모씨의 일본시찰기(동국사)도 최초 공개된다. 1922년 3월부터 7월까지 일본 도쿄 우에노공원에서 열린 평화기념동경박람회는 222개의 조선인 시찰단이 조직돼 5187명이 관람한 최대 규모의 박람회였다. 4월 15일부터 16일간 여행한 권씨의 견문록은 친필로 씌여진 두루마리로 당시 조선시찰단의 상세한 일정을 알 수 있으며 일본의 발달한 문물을 보고 감탄하는 식민지 조선인의 ‘근대화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이 외에도 일제강점기 시대의 학술조사여행, 20세기 중반 발행된 여행기와 여성여행자의 시선, 이방인의 조선여행 등이 소개된다.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즐기는 ‘와유’, 인생의 의례로서의 여행인 ‘수학여행’과 ‘신혼여행’의 시대적 변천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1989년 해외여행 전면자유화 이후 여행의 변화를 정리하고 여행가, 여행작가, 여행사 종사자 등 여행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 여행가로서 조선시대 여성이라는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 남장을 하고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누빈 여류여행가 김금원(1817~1850?)과 여행에 미친 이라는 평을 받았던 정란(1725~1791)도 소개한다. 특별히 우리나라 최초의 배낭여행자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1926~2003)을 재조명한다.

김찬삼은 1958년 첫 세계일주를 시작으로 총 14년의 시간동안 지구를 수십바퀴 누빈 우리나라 여행의 선구자다. 지리학자이기도 한 김찬삼은 세계여행이 쉽지 않았던 1960~70년대 세계에 대한 역사, 문화, 지리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세계여행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김찬삼은 귀국 후 강연과 사진전, 여행기 연재 등의 활동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1962년 초판이 발행된 ‘세계일주무전여행기’는 발간된 지 며칠 만에 재판을 찍을 정도로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찬삼이 직접 사용한 카메라, 신발, 륙색 등 여행용품과 원고, 스크랩북 등이 최초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2층에서는 한양대학교 가족에게 공모한 ‘여행한양’사진전이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여행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는 ‘여행하는 인간 Homo Vians’ 전(展)은 31일부터 8월 27일까지 한양대학교 박물관 2~4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며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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