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경기불황과 실적부진으로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30대 그룹 임원 자리가 1년 새 484개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상무(이사 포함)급이 250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고, 비율로는 전무급이 5.3% 줄어들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25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계열사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30대 그룹의 임원 수 합계는 9632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484명(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기준 30대 그룹 임원 수는 1만 116명이었으며, 전년도 대비 임원 자리 5개가 사라지는 데 그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직급별로는 상무급(이사 포함)이 5865명에서 5615명으로 250명(-4.3%) 줄어 전체 감소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무급이 1091명에서 1033명으로 58명(-5.3%) 줄면서 감소율은 가장 높았다. 부사장급은 15명(547명→532명·-2.7%) 줄어든 가운데 같은 기간 사장급은 234명에서 242명으로 오히려 8명 늘었다.

그룹별로는 한화·롯데 등 13개 그룹이 267명 늘렸지만, 삼성·두산 등 16개 그룹은 751명 줄였다.

임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으로 2502명에서 2128명으로 374명(-14.9%) 줄었다. 방산·화학계열사 매각 영향으로 100명가량 줄었고, 22개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12곳에서도 임원 자리가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128명 줄인 것을 비롯해 삼성SDI(29명)와 삼성중공업(26명)이 20명 이상, 삼성디스플레이(15명), 삼성전기(14명) 등도 10명 이상 감원했다.

두산도 임원을 102명이나 줄였다. 계열사 7곳 중 6곳이 임원 수를 감축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장 많은 58명을 줄였다.

이어 포스코와 금호아시아나가 나란히 53명 감소했고 현재 조선업 구조조정에 직면한 현대중공업이 41명을 줄였다.

그다음 GS(-30명), OCI(-23명), 효성(-18명), 한진(-17명) 순이었다.

금호아시아나는 감소율이 30%로 가장 높았다. 석화계열을 분리하면서 임원 감소 폭이 컸다.

두산과 포스코, OCI도 15% 이상의 임원 감소율을 기록했다. 삼성은 전체 임원 숫자가 많아 감소율 자체는 15% 미만(-14.9%)이었다.

반면 한화와 롯데는 지난해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계열사를 넘겨받는 빅딜로 인해 임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화는 372명에서 437명으로 65명, 롯데도 47명 증가했다. SK(42명)도 40명 이상 늘었고, 대림(24명)과 하림(18명), CJ·현대백화점(각 17명), 미래에셋(13명) 등이 10명 이상 임원 수가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13개 그룹이 267명을 늘렸고, 16개 그룹이 751명을 줄였다.

임원 수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시되는 임원명단을 기준으로 했으며 비상장 그룹인 부영은 제외했다. 겸직 임원의 경우 1명으로 집계했으며, 직급별 구분에서는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SK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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