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위한 물밑작업”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올해 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산업은행 출신들을 대거 사외이사로 임명한 가운데, 금호타이어도 산업은행 종합기획부 팀장 출신인 임홍용 전 KDB자산운용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금호타이어가 박삼구 회장에 안기기 위한 물밑작업 중 하나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지난 3월부터 매각을 위한 실사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법인 실사를 마치는 기간도 감안해, 이르면 6월 매각 공고가 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우리은행(14.15%)을 비롯해 산업은행(13.51%), 국민은행(4.16%), 수출입은행(3.12%) 등 총 42.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금호 계열사들은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돌입 이후 관행처럼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임명하고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이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박삼구 회장 품에 안길까

▲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DB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쉽지만은 않다. 금호타이어가 매각 절차에 돌입하면서, 박삼구 회장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 인수 자금 마련에 나서는 등 다급해졌다.

지난 4일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했던 금호터미널 지분 100%(100만 4771주)를 금호기업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동생 박찬구 회장(금호석유화학)은 위법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호터미널 지분을 헐값에 팔면서 자신도 주주로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박찬구 회장 측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의 합병은 금호기업이 금융사로부터 돈을 빌려 금호터미널을 인수하는 경우가 돼서 둘이 합치면 결국 차입금 일부를 금호터미널 돈으로 갚은 셈이 된다”며 “차입인수(LBO)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이뤄진 비핵심 자산의 매각”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또 하나, 금호타이어가 박삼구 회장의 품에 안기기 위해서는 채권단이 ‘제3자 지정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의 ‘제3자 지정권한’을 인정하지 않게 되면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도 무의미해진다. 이렇게 되면 박 회장은 혼자 힘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하기에 사실상 금호타이어 인수가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금호타이어가 산업은행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한 과정에서 중요할 수도 있다는 업계의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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