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최경환 “단일후보 아니다”
“총선 민심 수용해 자숙해야”
차기 당권 장악 염두 분석
유 “탈계파 선언”… 출마 고수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 원내대표 카드에 급제동이 걸렸다. 28일 차기 원대대표 경선 후보 등록 시작일(29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박 핵심에서도 ‘친박 자숙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 좌장 격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13 총선 민심을 겸허히 받든다는 차원에서 친박으로 분류된 분들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안 나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유기준 의원 등 일부 친박에서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보이는 것에 제동을 건 것이다. 그는 유 의원의 출마에 대해서도 “친박 단일후보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의원은 “선거가 끝난 지 며칠 되지도 않았고, 총선이 끝나고 당내 첫 선거인데 친박과 비박을 나눠서 싸우면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면서 “이번에는 자숙하는 의미에서 친박 후보가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이 언론에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을 앞서 유 의원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자 이처럼 공개적으로 친박 단일후보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 역시 ‘친박 자숙론’을 주장하고 있어 친박 원내대표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내달 3일 열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유 의원 외에 나경원, 정진석, 김재경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면서 4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친박 후보군 중 하나였던 홍문종 의원이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박계는 유 의원으로 단일화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최 의원은 물론 여권 핵심에서도 “대통령 이름을 팔아선 안 된다”며 유기준 원내대표 비토론이 나오고 있어 친박 진영의 혼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최 의원이 차기 당권 장악을 염두에 두고 친박 원내대표 선출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친박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 친박 진영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 전 최 의원은 차기 당 대표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은 친박 책임론이 거센 만큼 원내대표는 비박계에 내주고, 총선 후폭풍이 잦아드는 전당대회 때 다시 당권 장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 의원은 친박 내 비토론에 당황스런 기색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명간 입장을 표명하겠다”면서 “내가 (친박계) 단일 후보라고 말한 적이 없다. 탈계파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야 협상이 중요한 때라서 야당과 국회를 협치 해서 의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원내대표로서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출마를 고수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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