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마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 “사즉생 각오로 하겠다”
3트랙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
기업별 구체적 계획은 없어
실패 우려… 올해 내 끝내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정부가 조선과 해운 등 2개 업종 중심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기업과 산업의 상황에 따라 3가지 트랙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진행, 이같이 발표했다. 특히 회의를 주재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사즉생(死則生)’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부가 추진할 제1트랙은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정부 내 협의체가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기초로 채권단이 개별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제2트랙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에 따라 주채무계열 및 개별기업에 대해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를 추진하는 것이다.

제3트랙은 공급과잉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기업활력제고법에 의거 개별기업 또는 해당산업이 자발적으로 인수합병(M&A),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은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해 조달 받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협의체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재정당국이나 한국은행 둘 중에 하나”라면서 “구조조정 과정 중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책은행 자본을 얼마나 확충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필요재원 규모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같이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자 또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발표에는 큰 틀과 논의할 주제만 제시됐을 뿐, 기업별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더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운업은 사실상 올 상반기가 ‘골든타임’이며 조선업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를 놓치면 어려워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 국면에 들어가 정치권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대적 실업 등의 후폭풍을 떠안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이날 5대 취약업종 중 조선·해운업 외 건설·철강·석유화학 등 나머지 3개 업종에 대해서는 방안조차 제시하지 않아 구조조정이 계획된 속도대로 진행될 수 있겠냐는 걱정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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