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형외과에서 성형 전후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인터넷에 올려 한 여성이 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피해 여성이 병원을 상대로 따지고 나서자 처음에는 부인하던 병원이 모델료를 준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등 환자로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짓밟은 사건이다.

인터넷과 정보의 발달이 가져온 폐단이자, 무조건 내가 잘 되고 보자는 이기주의의 극치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잘 되면 남이야 피해를 보든, 상처를 받든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이 낳은 사건 중 하나인 것이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피해여성은 심한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은 성형 전후 사진을 알아보고 심한 모욕감을 안겨주기도 하는 등 일상생활조차 영위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IT와 인터넷 보급의 선진국, 전자정부 등 이름은 그럴싸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응하거나 수용할 만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인터넷 오남용과 네티켓의 결여로 인한 부작용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준비된 게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 보호법안’을 생각하자니 더욱 그렇다. 

개인정보의 누출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큰 문제를 지니고 있다. 단지 개인의 주민번호나 전화번호 등의 정보 누출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복추구권까지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더 깊게 들어가자면 생명권마저도 빼앗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폐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물론 이 예방에는 국민들의 인터넷 에티켓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성숙한 시민의식, 인간 대 인간으로서 상대를 존중할 줄 알고, 상대의 권리 또한 내가 누려야 할 권리와 똑같이 소중하다는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훔쳐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떠하겠는가. 작은 가시 하나만 찔려도 아파하면서 왜 내가 아닌 다른 이의 가슴에는 대못을 박는가. 내가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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