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두달째 공석인 MBC 본부장 인사를 위해 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엄기영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엄사장은 이날 오전 사퇴를 표명했다.

[뉴스천지=송범석 기자] 엄기영 MBC 사장의 사퇴로 개혁의 칼날이 MBC 내부를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방송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엄 사장은 8일 사퇴의사를 밝히며 MBC 인트라넷을 통해 “힘든 시기에 사장직을 내려놓게 된 점에 대해 MBC 가족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내가 남아 있는 것이 MBC 위상에 누가 될 것 같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지자 MBC 노조 측은 예상대로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조 측 대응의 밑바탕에는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 수 없다는 논리가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오히려 ‘노조방송’ MBC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내부 개혁의 칼날이 MBC 전방위에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D수첩을 비롯한 시사프로그램이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C 방송문화진흥원(이하 방문진)은 지난해 8월 MBC의 경영보고를 받으면서 PD수첩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방문진은 엄 사장에게 MBC 노조의 인사·편집권 개입을 보장하는 단체협약을 개정할 것과 사회적 물의를 빚은 ‘광우병’ 관련 방송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방송개혁시민연대 김진철 정책기획위원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티 보도나 PD수첩의 자기변명을 보면 결국 MBC는 자신들의 입장이나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바뀌면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공영방송’ MBC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냉철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내부에서 보는 모습 말고, 시청자들이 보는 MBC의 모습이 어떤지 비판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방송날짜가 잡혀있기 때문에 결론을 기획에서 내놓고 갖다 끼워 맞추지 않으면 안 되는 제작시스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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