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1운동 97주년을 기념해 2일 오후 서울 여전도회관 김마리아홀에서 ‘3.1절 기념 동북아 평화 포럼 -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억 투쟁’을 진행했다. 발제를 맡은 (왼쪽부터) 장신대학교 임희국 교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 이화여대 양현혜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NCCK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억 투쟁’ 포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3.1운동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문제를 개신교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는 포럼이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1운동 97주년을 기념해 2일 오후 서울 여전도회관 김마리아홀에서 ‘3.1절 기념 동북아 평화 포럼 -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억 투쟁’을 진행했다.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양현혜 교수는 ‘일본군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교회사적 성찰과 반성’을 주제로 한국교회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폈다.

그는 먼저 “한국교회는 평화와 관련해 반전사상과 실천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 개신교 여성 중 기자였던 사람이 말과 글을 통해 오히려 어린 학생들을 정신대로 내몰았던 점을 설명했다. 양 교수는 이와 관련해 “조선 개신교계에서는 절대악인 상대방을 철저히 궤멸하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 딸의 생명까지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성전론의 광기가 판을 치고 있었다”며 “성전론적 전쟁관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한국개신교의 풍토 속에서 비전평화론은 물론 ‘정당한 정쟁론’도 숙고될 여지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양 교수는 “오늘날 860만 신자를 가지고 5만의 교회를 가진 개신교에서 변변한 평화운동 하나 일어난 적이 없으며 ‘양심적 병역 거부 운동’에 대해서도 어느 단체 못지않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양 교수는 이 외에도 신사참배 문제와 같은 기본적인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한 점과 한국교회의 인권의식 결여를 한국교회가 위안부를 외면한 다른 이유로 꼽았다.

양 교수는 “‘신앙이 좋은 신도’와 사회적 공공성을 자각하고 행동하는 ‘좋은 시민’ 사이에 간극이 너무나도 크다”며 “이제는 한국교회의 신앙 교육이 인권과 평화, 생명을 중시하는 시민 교육과 함께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일정부 간 12.28합의의 무효를 넘어 정의로운 해결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가 노력했왔던 부분과 정부의 외교력을 진단했다. 윤 대표는 12.28합의에 대해 “피해자들의 권리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라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라는 인권원칙의 무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인정하지 않음 ▲법적 배상이 이뤄지지 않음 ▲후속조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함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함 ▲부당한 조건을 내걸고 역사를 지우려 함 ▲국제사회의 권고와 인권원칙에 비추어서도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 등이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1운동 97주년을 기념해 2일 오후 서울 여전도회관 김마리아홀에서 ‘3.1절 기념 동북아 평화 포럼 -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기억 투쟁’을 진행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장신대학교 임희국 교수는 ‘1919년 3.1운동 독립선언서(서울)의 평화사상과 기독교의 평화’를 주제로 발제했다.

임 교수는 97년 전 3.1운동과 관련해 “그 당시에는 한국의 독립으로 성사되지 못했고 국제 정세로 크게 변화시키지 못했다”며 “평화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이 선물로 주셔야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하늘로부터 종말론적으로 임하는 평화를 ‘서두름 속에서 기다린다’ 즉, 세계 모든 민족과 나라가 상호 평등한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각각 자유를 누리면서도 서로 연대하고 연합하는 정의로는 평화를 간절히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기억은 힘이 있는 자에게는 불편한 것”이라며 “미래를 위해 과거를 포기하자고 하지만 ‘기억’은 오늘날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과거와 역사를 잊어먹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며 “다시금 우리 삶의 현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만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앞서 참석자들은 정오에 결집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집회를 소녀상이 있는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진행한 후 여전도회관까지 침묵 행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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