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광주시 헌혈의 집 터미널센터에서 오영(65) 전 기아자동차 상무가 헌혈에 앞서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 광주=이진욱 기자] “헌혈은 남을 살리기 위한 것보다 나를 위한 것이지요.”

메르스와 설 명절 후 광주·전남 혈액원의 혈액보유량이 비상인 가운데 광주시 헌혈의 집 터미널센터에서 오영 전 기아자동차 상무의 400회째 헌혈이 눈길을 끌었다.

18일 오전 손님이 적어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오영(65, 현 그린카진흥원장) 전 기아자동차 상무는 400회째 헌혈하는 시간을 갖고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로부터 감사와 축하의 꽃다발을 받았다.

앞서 그는 기자의 질문에 “고등학교 때 서울의 한 병원에 봉사하러 갔다가 처음 헌혈을 했다”며 “1999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헌혈했는데 처음에는 베푼다는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남이 아닌 나를 살리는 일이었다. 앞으로 헌혈이 가능한 시간이 4년 남았는데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헌혈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축복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중간에 물질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헌혈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피는 생명이므로 헌혈은 곧 생명을 나누는 것이고 누군가는 내 피를 받으며 감사해 할 텐데 그 분이 꼭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헌혈하고 있다”고 말했다.

▲ 18일 오전 광주시 헌혈의 집 터미널센터에서 변현경(46, 광산구 운남동)씨가 헌혈을 마치고 흐뭇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쪽에는 휴가를 나온 군인 한 명과 평일 임에도 멀리서 헌혈을 하러 온 이도 있었다.

광산구 운남동에 사는 변현경(46)씨는 “자영업을 하는데 오전에 잠깐 시간을 내서 헌혈하러 왔다”며 “봉사활동 단체에 헌혈증을 기증하려고 작년부터 헌혈을 시작했는데 400회째 헌혈을 하는 분을 만나니 놀랍고 대단하다. 건강을 위해 나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꽃다발 증정식 후 정혜광 센터장은 “혈액보유량이 5일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현재 2.1일밖에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게다가 최근엔 학교에 볼거리가 유행해 단체 헌혈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피는 인공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인데 헌혈을 하지 않으면 피가 필요한 응급 수술환자나 혈우병 환자는 살아날 수 없다”며 “시간만 내면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실천인 만큼 많은 분이 헌혈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18일 오전 광주시 헌혈의 집 터미널센터에서 오영(65) 전 기아자동차 상무가 400회째 헌혈을 한 가운데 헌혈의 집 관계자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