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하기엔 너무 먼 한국교회연합기관? 한교연이 한기총 주관으로 내달 29일부터 열리는 WEA세계지도자대회의 공동주최를 거절하고 불참을 결정했다. 또 NCCK는 부활절예배를 단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① 김영주 NCCK 총무 ② 조일래 한교연 회장 ③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기총·한교연, 연합하기엔 먼 당신?
NCCK, 부활절 예배 따로 단독 노선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주관하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연초부터 한기총과 갈등 구도를 전개했다.

한교연은 지난 22일 제5-2차 임원회를 열고 WEA세계지도자대회 공동주최 요청을 최종 거절하는 동시에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WEA사무총장은 한교연에 한기총과 함께 공동으로 주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한교연은 앞서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었고, 이번에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이에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전 세계 129개국 대표가 서울에 모여 세계 선교와 평화를 논의하고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한국교회를 알릴 수 있는 세계적인 대회인데, 한교연이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다.

지난해 통합에 실패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은 두 대표회장이 자신의 임기동안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두 대표회장은 지난 8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회장 김명혁 목사)가 개최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 참석해 한국교회의 화해와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하고 이를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이 행사는 조일래 대표회장이 작년 12월 11일 한교연 정기총회에서 당선된 후 처음으로 이영훈 대표회장과 회동하는 자리이기도 해 교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이 자리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도 함께해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기원했다.

◆연합 부활절예배 추진 분위기에 NCCK 찬물?

그러나 하나가 되자고 외쳤던 이들 연합기구는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각자의 노선대로 움직이거나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복원된 한국교회 교단장회의가 지난 13일 신년하례예배 후 회의를 통해 올해 부활절예배를 연합해서 드리기로 결정하면서 연합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NCCK가 독자적 부활절예배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혀 모처럼 조성된 한국교회 연합 분위기에 다소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NCCK는 갈등을 염려해 교단장회의와 충돌하지 않는 선에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교연·한기총, 점점 불편해지는 관계로

이번에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갈등구도를 그렸다. 한교연이 한기총이 주관하는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 한교연은 22일 임원회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한교연은 앞서 WEA의 공동주최 요청에 한기총의 이단문제로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더구나 한기총은 정기총회에서 다락방전도총회 류광수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세계복음화전도협회 가입을 최종 승인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다락방전도총회 등의 이단해제로 인해 예장합동과 고신, 기침 등이 탈퇴했고, 한교연이 출범하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미 예정된 수순대로 조일래 대표회장은 24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국가안보와 북핵폐기를 위한 국민기도회 및 국민대회’에 불참했다. 앞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대표회장은 이영훈 대표회장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기도회를 통해 분열된 한국교회를 하나로 결집시키자고 의기투합한 모습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날 조 대표회장의 불참에 대해 최근 한기총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로써 이 대표회장과 조 대표회장은 자신의 임기동안 각각 한기총과 한교연의 재통합을 목표로 화합과 일치를 이루겠다고 선포했으나, 연초부터 삐걱거려 재통합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됐다.

한편 WEA세계지도자대회는 오는 2월 29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되며, 120여명의 개신교 지도자들이 참석해 판문점 방문 및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일정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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