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군 해외차출 보완책 향후 협의과제"

(서울=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2010 4개년 국방검토(QDR) 보고서'에서 주한미군의 해외차출 가능성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4년 주기로 발행되는 QDR은 앞으로 4년간 미국의 방위목표와 전략, 이를 수행하기 위한 부대전력 소요를 담아 의회에 제출한 정책검토 보고서라는 점에서 주한미군의 차출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대응방안이 조만간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주한미군 해외차출 = 이 보고서는 "주한미군은 `전진배치'에서 가족을 동반하는 `전진주둔'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 제도가 완전히 시행되면 주한미군을 한국으로부터 전 세계의 우발사태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는 `군병력의 풀(pool)'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장병들이 1년 근무기한 단위로 순환배치되는 주한미군의 근무 환경이 앞으로 근무기한이 3년으로 늘어나는 등 '장기 주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 개념이 정착되면 해외 차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국방부는 작년 여름부터 핵심 주요 보직에 근무하는 장병들의 가족을 동반해 근무토록 해서 2012년 4월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될 때까지 3년간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작년 가족을 동반한 장병이 2천135명에서 4천350명으로 늘어났으며, 장기적으로 1만4천250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미는 주한미군 병력을 2만8천500명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점차 가시화하는 주한미군의 해외 차출 문제에 대해 한미는 이미 실무적 수준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연내에는 어느 정도 입장이 조율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주한미군의 복무 정상화(1년→3년 연장)는 중장기적으로 추진될 사안이고, 우발사태 지역으로 차출 문제는 복무 정상화와 연계한 하나의 장점으로 다뤄지는 것으로 중장기적으로 이뤄질 사안"이라면서도 "이들 문제에 대해 미국이 정책적인 검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실무선에서도 실무적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유사시 주한미군의 차출 규모와 해외 활동시한을 비롯한 차출시 병력 대체 또는 대체 전력 투입 등의 방안에 대해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 들어 500~1천여명의 병력을 해외로 차출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한국으로 그만한 병력을 투입할지 아니면 병력이 아닌 전투기와 무인항공기(UAV) 등 보완전력을 제공할지 등을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해외 차출 문제는 오는 6월 예상되는 양국 국방.외교장관 4명이 참석하는 '2+2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 QDR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을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탄도미사일 보유 국가로 명기한 것이 특징이라고 국방부 관계자가 설명했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기지에서 1만㎞~1만2천㎞에 이르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대포동2호) 개발 능력을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QDR 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는 QDR 보고서 발행에 맞춰 공개한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보고서'에서 이런 ICBM 능력을 상세히 다뤘다. 이 보고서에 드러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은 그간 한미간 공유해온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탄도미사일방어계획 검토보고서는 "지난 2006년과 2009년 대포동 2호 실험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북한이 조만간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을 성공할 것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만약 북한이 향후 10년내 자신들의 국가안보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성능이 입증된 미사일 시스템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10년내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이를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인 것이다.

이어 보고서는 북한이 성능이 개선된 고체추진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개발했고, 이동용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사거리 120㎞의 KN-02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거리를 늘린 KN-06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07년에는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는 사거리 3천㎞ 이상의 IRBM을 실전 배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그간 알려진 북한의 ICBM 개발능력과 SRBM, IRBM을 공개 보고서에 재차 적시해 부각한 것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 당위성과 이에 한국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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