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슬림이 기도하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미국의 한 제조회사가 무슬림들의 기도시간을 제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잔디 깎는 기계·제설기 등을 생산하는 미국 회사 에리언스는 ‘경영상의 어려움’과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무슬림 직원에게 식사시간에만 기도하도록 새 방침을 발표했다.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무슬림은 새벽, 정오, 오후, 저녁, 밤 등 하루 5번 정해진 시간에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 시간마다 기도를 이유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전에는 근무시간이더라도 기도시간에 따라 하루 두 차례 생산라인을 떠나 5분간 기도를 하고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새 방침에 따라 식사시간 외에는 기도시간을 지키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무슬림 지지자들은 “기도와 생산성은 무관하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에리언스는 무슬림의 기도로 생산성이 떨어졌다는 자료를 증거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한다면 새 지침은 모든 직원의 합리적인 종교 활동 보장을 적시한 연방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회사의 무슬림 직원 53명 중 10명을 제외한 43명은 이 방침을 따를 수 없다고 거부했고, 결국 이들은 해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에리언스 측은 “이슬람교는 물론 이곳에 남거나 떠나기로 한 모든 이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방침을 바꿀 뜻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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