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8월 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한보협)가 구 서울역사 앞에서 ‘WCC 부산총회 철회’ 집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WCC 반대 시위 함께했던 보수단체, 이번엔 등 돌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1편에 이어서. 지난 2013년 WEA가 지적한 한국교회 복음주의의 내부 분열은 고스란히 표출됐다. ‘세계 기독교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 현장이었다.

당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CC 총회는 그리스도교의 화합과 일치를 추구하며 더 나아가 이웃종교와의 교류까지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보수 개신교 복음주의 진영은 설득하지 못하면서 오점을 남겼다. 총회가 열린 벡스코 주변에는 기간 내내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 WCC부산총회 땐 한기총과 손잡더니…

이때 WCC 반대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단체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었다. 당시 대표회장이었던 홍재철 목사와 보수진영 개신교인, ‘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연합’이 반대 운동에 참여했다. 한기총은 ‘WCC 100만인 서명’을 청와대에 발송하는 등 앞장섰다.

당시 이들은 피켓을 들고 WCC부산총회 참가자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WCC 악마들아 물러가라’ ‘사단이 한국에 왔다’ ‘회개하고 빨리 WCC에서 빠져나오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단지를 통해서는 “WCC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평화 그리고 화합’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교파와 교회의 차이를 초월해 기독교 일치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 배경에는 하나님의 진리를 왜곡하고 배도하려는 무서운 의도가 숨겨져 있음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회는 열리기 전에도 잡음이 있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개신교 4개 단체 명의로 WCC 부산 총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이 발표됐으나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공산주의 반대’ 등 진보진영에서 인정하지 않는 항목이 일부 포함돼 한때 진통을 겪고 무효처리가 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에 또 다시 세계적인 개신교 연합단체의 총회 유치를 앞두고 한국교회 내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 총회 개최가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WEA는 어떤 단체?

WEA는 1846년 EAG(Evangelical Alliance of Great Britain)가 창설되고 이와 함께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연합 및 일치와 고난 받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고자 WEF(World Evangelical Fellowship)으로 시작했다. 이후 세계 2차 세계대전 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미국과 더불어 21개 국가 대표자들이 모이면서 조직이 확대됐다.

2001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총회에서 명칭을 WEF에서 WEA로 변경했다. 현재 129개국과 100개 이상의 국제단체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가 참여하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WEA는 상임위원회(선교위원회, 종교자유위원회, 신학위원회, 여성위원회, 청년위원회, IT위원회 등)와 특별위원회(국제인신매매대책위원회, 종교자유국제연구소, 마이카첼린지, 리더십연구소, 국제핵무기대책위원회, 평화화해위원회, 자원동원위원회, 창조보전위원회 등)를 통해 개인 ‧ 가족 ‧ 사회 ‧ 공동체 등 모든 분야에서 정의와 갱신을 추구하고 있다. 기독교적 일치와 연합을 촉진시키며 전 세계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위한 정체성, 목소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120여명의 개신교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판문점을 방문 및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일정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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