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고수론, 끓는 물에서 죽는 개구리같아"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의 타당성을 홍보하는 첫 정책토론회를 열고 국회 공론화의 불을 지폈다.

심재철, 임동규, 이춘식 의원 등 친이계 의원 10명이 공동개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수정안 찬성론자 20여명이 참석해 "신뢰와 약속도 잘못된 것이라면 바꿔야 한다"면서 친박계를 압박했다.

임동규 의원은 "신의와 약속도 잘못되면 고쳐야 하는 것이고, 국회에서 이제 충분히 토론해 좋은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명진 의원은 세종시 원안고수론을 `끓는 물 속의 개구리'에 빗대어, "물을 서서히 끓이면 물속에 있는 개구리는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도 모른다"며 "만약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된다면 10년후 나라를 망쳐놓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으려 해도 그 사람들은 정치를 하지 않거나 죽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 의원은 또 "박근혜 전 대표는 2004년 9월 수도분할의 모태가 되는 행정특별시를 조성하자고 했다"며 "`한번 약속한 것은 바꿀 수 없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닌 만큼 망하는 길로 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측 인사들도 행정비효율 등 세종시 원안의 문제점을 일제히 지적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변변한 자족기능 없이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행정중심복합도시안은 편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세종시 갈등을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정몽준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는 원안이 좋고,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일 것"이라며 "허심탄회하게 대화, 토론하면 해결책을 찾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과천시는 산업시설이 거의 없어 어려움이 많다. 어떤 형태가 도시발달에 도움이 되는지 잘 판단해달라"며 "토론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극복할 수 있고, 세종시 때문에 당이 쪼개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토론회에선 수정안의 재정비효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영봉 중앙대 교수는 "수정안은 행정부처이전이라는 인질을 구하기 위한 몸값인 만큼 몸값이 적을수록 좋다"며 세종시 건설중단 및 규모 축소화를 제안했다.

이런 세종시 토론회에 대해 친박계는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토론회는 의미가 없다"면서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친박측 핵심의원은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토론회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고, 다른 의원도 "세종시 문제를 놓고 충분히 토론할 수 있지만, 정부의 수정안을 확정하기 위한 일방적 홍보의 장에 참석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당소속 충북도의원 1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정 대표를 만나 수정안 당론확정 시 의원직을 사퇴하고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정 대표는 "충청지역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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