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 5일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서울시내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WHO, 1급 발암물질 지정
노인, 임산부 등 더 위험
만성 노출시 사망률 증가
매년 전세계 330만명 사망
뚜렷한 정부 대책 없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겨울철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직경 10㎛ 이하의 매우 작은 먼지 입자를 말한다. 주요 성분은 탄소, 유기탄화수소, 질산염, 유해금속 등으로 대기 부유 물질이다. 지름 2.5㎛ 이하의 입자는 초미세먼지로 불린다. 중국 등지의 사막에서 제트기류를 타고 불어온 흙먼지인 황사와 달리 미세먼지는 공업 밀집 지역에서 화석연료 연소 과정 중 발생한다.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 등을 통해 배출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로부터의 유입량 증가, 국내 배출량 감축 미흡, 대기 순환 정체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위험한 이유는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나 혈액까지 침투한다는 점이다. 호흡기관을 통해 폐까지 유입된 미세먼지는 기관지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인체의 면역력까지 떨어뜨린다. 또한 크기가 매우 작아 혈액까지 침투한 미세먼지는 혈액을 통해 전신을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킨다.

급성 노출 시엔 기도 자극으로 인한 기침, 호흡곤란, 천식 악화,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노출 시엔 폐기능 감소, 만성 기관지염 증가와 함께 사망률 증가가 우려된다. 특히 심장 혹은 폐질환자나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 노약자는 더 위험할 수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진은 연간 330만명이 미세먼지로 원래 수명보다 빨리 숨지고, 이 가운데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 사망자가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일부 연구진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해마다 성인 1만 5000여명이 미세먼지 등으로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10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뒤로는 국민적인 우려와 관심도 커지는 상태다.

지난 3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로 ‘초미세먼지 대기오염 해소를 위한 차량 2부제 도입’을 꼽은 응답자 비율이 18.7%로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차량 2부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질문엔 71.3%가 찬성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방진 마스크 착용이나 외출 자제, 외출 후 손발 씻기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행동요령을 홍보하는 것 외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과의 협력이나 국내 미세먼지 기준 강화와 저감 대책 등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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