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새해에는 이산가족의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편지왕래가 이뤄져야 합니다.”
㈔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82, 남) 회장은 이 두 가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도 이산가족이다. 현재 북한에는 두 동생이 있다.
심 회장은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약 13만명이다. 이 중 절반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는 6만 7000명 정도”라며 “80세 이상 고령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고 있지만 100여명에 불과하다”며 “상봉도 중요하지만 먼저 생사확인과 가족끼리의 서신 왕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회장은 “나는 6.25전쟁 전 북한에 있던 어머니, 동생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개성에서 남북 이산가족의 편지 왕래를 주선해 줬다”며 “그 당시도 됐는데 왜 지금은 안 되는가. 편지왕래가 안 되면 ‘통일엽서(가칭)’나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의 바람을 정부에 계속 요청하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도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심 회장은 설날이나 추석 등 가족이 모이는 날이면 이산가족의 애타는 마음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먼발치에서 고향을 바라보기 위해 이산가족이 ‘임진각’이나 ‘통일전망대’를 찾는다고 했다.
그는 “나도 임진각에 간다. 어쩔 땐 새벽에 일어나서 북쪽 하늘을 보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받치는 설움과 눈물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심 회장은 “분단 70주년인 지난해는 (이산가족에겐) 의미 있는 해”라며 “먼저 이산가족 상봉이 원활히 이뤄졌다. 실무접촉도 이뤄지고 있다. (실무접촉은) 아직 큰 성과는 보이지 않지만,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왔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