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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올해로 10년째
전환율 51.7% 절반에 그쳐
아날로그 가입자 700만명
케이블 가입자 하락 요인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올해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 전환이 유독 거북이 걸음이다. 케이블TV가 디지털 방송을 도입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디지털 전환율은 50%에 그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오는 2017년까지 디지털 전환율 100% 달성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목표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가 꾸준히 100만명 정도 증가해왔는데 올해는 절반인 50만명가량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15일 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케이블TV 디지털 방송 가입자는 752만 403명으로, 전년(697만 297명) 대비 55만 106명이 늘었다. 디지털 전환율은 51.7%였다.

이같이 디지털 전환율이 더딘 이유는 케이블TV 가입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치상 디지털 전환이 낮은 것은 전체적인 케이블 가입자 하락 탓이다. 유료방송시장 경쟁이 심해지고, IPTV 업계에선 방송과 통신을 결합한 상품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케이블 가입자를 계속 빼앗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IPTV가 출범한 이후 2009년부터 꾸준히 줄었다. 2009년 1529만명에 달하던 가입자는 9월 현재 1453만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IPTV 가입자는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2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디지털 전환은 아날로그 방송을 보고 있는 가입자의 선택 사항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이를 강제로 할 수 없다. 현재 아날로그 가입자는 700만명에 이른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이 아날로그 방송에 비해 화질이 5~6배 정도 좋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별 차이를 못 느끼는 데다 요금 부담도 있다”며 “다양한 채널을 보유한 디지털 방송이 오히려 복잡하다고 싫어하는 노인분들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특히 대도시보다 노인 비중이 높은 지방의 경우 디지털 전환율이 더 낮다. 때문에 수도권 권역 위주의 씨앤앰의 디지털 전환율이 68.3%로 가장 높다. 이에 반해 CMB은 11.9%에 불과하다. 케이블TV 사업자 1위인 CJ헬로비전은 60.9%, 현대HCN 57.1%, 티브로드 51.5% 등이다.

케이블 업계에선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가 케이블에도 별도 셋톱박스 설치 없이 고화질 방송을 볼 수 있는 8VSB 도입을 허용하는 등 지원책을 펼쳤지만, 이것으론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디지털 전환을 독려하고 있지만, 그에 걸 맞는 당근 정책은 부족하다. 세제혜택, 셋톱박스 지원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아날로그 방송의 의무재전송채널이 너무 많은 것도 디지털 전환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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