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시민단체들이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하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2차 민중총궐기 집회와 행진 중 우려했던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118개 진보 성향의 단체로 구성된 ‘백남기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10분께 1만 4000여명(경찰추산, 주최 측 4만여명 추정)이 모인 가운데 ‘2차 민중총궐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집회는 현재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영상 대회사로 시작됐다. 한 위원장은 영상에서 “11월 14일 민중의 투쟁은 너무 정당했다”며 “오늘 잠시 탄압을 받을지언정, 폭력적 독재정권이 결코 우리의 투쟁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행진하자”고 말했다.

주최 측은 경찰의 시위대 진압을 살인진압과 공안탄압으로 규정하고 노동개악 저지를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2부에서는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퇴에 빠진 농민 백남기(69)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행사 등을 이어갔다.

백씨의 평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고, 민변 박주민 변호사가 공안탄압 규탄 발언을, 이준식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발언을 진행했다. 이어 유경은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발언 후 전 참여자 대행진으로 이어졌다.

서울광장 집회가 끝난 오후 4시 40분께부터 시위 참여자들은 주최 측이 준비한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들고서 백남기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참가자 중 일부는 여당의 추진하고 있는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의미로 가면과 탈을 쓰고 오기도 했다. 

시위대는 무교로-모전교-청계남로-광교-보신각-종로2∼5가-대학로-서울대병원후문까지 3.5㎞ 구간을 행진했고, 경찰은 2개 차로를 내주고서 교통 소통 위주로 관리했다. 서울대학병원 후문에 도착한 시위대는 혜화역 3번 출구 앞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경찰은 225개 중대 2만여명에 차벽과 살수차도 준비했지만, 대부분을 집회장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해 폭력·과격 시위 변질 가능성에 대비했지만 촛불집회까지 우려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집회 초반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늘면서 플라자호텔 앞과 옛 국가인권위원회 앞 왕복 8차로를 모두 점거해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지만 경찰도 곧바로 해산을 요구하지 않았다.

한편 2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앞서 평화시위를 염원하는 종교인들과 야당 의원들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5대 종교 성직자와 신도 500여명은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평화의 꽃길 기도회’를 개최하고 꽃을 들고 차벽 대신 인간벽을 형성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평화지킴이 행동지침’을 발표한 후 ‘평화 메시지’를 담은 배지와 머플러를 착용한 채 집회에 참여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 단체 회원 3500여명은 ‘맞불집회’ 차원에서 동화면세점 앞, 동아일보사 앞에 모여 진보 단체들의 불법·폭력 시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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