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상 대책 없어 소비자 불만 늘어…
폭스바겐·아우디 국내 소유주 소송 증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배출가스 조작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미국의 디젤차 소유주에게 1000달러(약 116만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보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보상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늘어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디젤차 소유주 48만 2000명을 대상으로 소유주 1인당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 카드와 바우처를 보상하고 3년간 무상으로 수리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상품권 보상 규모는 4억 8200만달러(558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또한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를 대상으로 자사 디젤 차량을 새 차로 바꿀 때 2000달러를 보상하고 있어 전체 보상 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폭스바겐그룹은 럭셔리 브랜드인 아우디에 대해서도 동일한 보상 정책을 13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보상은 폭스바겐그룹이 소비자를 속인 것에 대한 신뢰 만회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폭스바겐 소유주들은 이번 보상금을 받기 위해 소송을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그룹의 한국법인은 국내 폭스바겐 아우디 소유자들에게 아무런 보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소비자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들 소유주들은 이미 법정 대리인을 세워 국내와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내의 한 폭스바겐 소유주는 “미국은 정부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환경법을 바탕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압박해 소비자의 권리를 찾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무런 보상책 등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 폭스바겐 아우디 디젤 차량 소유주들은 국내와 미국의 각 법원에서 폭스바겐그룹을 상대로 단체 소송을 진행하는 등 직접 소송에 나섰다.

법무법인 바른(하종선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누적 소송인은 차량 구매자 326명, 리스 사용자 44명, 중고차 28명 등 6차 소송인단 398명을 포함해 총 1536명으로 집계됐다. 6차 소송 소장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됐다.

6차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2008년 이후 출고된 폭스바겐·아우디(디젤 차량 2.0TDI, 1.6TDI, 1.2TDI) 차량 구매자 326명, 리스 사용자 44명, 중고차 28명 등 총 398명이다.

또한 법무법인 바른은 승소율 88%의 글로벌 소송 전문 대형 로펌 퀸 엠마누엘(Quinn Emanuel) 등과 함께 미국에서 생산된 파사트 등에 대해서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독일에서 생산된 폭스바겐 아우디 차량에 대해서도 미국 집단 소송의 집단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집단 소송은 지난 10월 23일 첫 소송이 제기된 이후 오는 12월 4일 미국 연방다주소송조정위원회(MDL PANEL)가 각 주에서 제기된 400여건의 폭스바겐 관련 집단 소송들을 한 곳으로 모아서 재판을 진행할 연방 지방법원과 담당 판사를 지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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