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종훈 작가가 불교 사상을 가미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카툰 작가 배종훈 “사찰탐방, 독한한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

불교를 단 몇 컷의 만화로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보통 불교하면 생각나는 것이 절·스님·목탁소리 정도가 일반이다.

이에 불교의 깊은 목소리를 담아 색을 덧입히는 이가 있었으니, 부드러운 목소리와 외모에서 풍기는 여유로움을 그림에서 여백의 미로 살리고, 그의 뚜렷한 자신감을 밝은 색감으로 내비치는 불교카툰 작가, 바로 배종훈 씨가 그 주인공이다.

▲ 배종훈 작가가 전시를 하기 전 액자에 들어간 자신의 작품을 독특한 형태로 배치해놨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배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가쁜 숨을 점잖이 고르게 만든다. 하지만 국내에선 불교카툰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이에 배 작가는 올해 백호의 해를 맞아 1월 초부터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작품을 전시를 하기 이르렀다. 한 컷 또는 두 세 컷으로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삶의 공감을 얻기까지 달려온 그의 발자취를 들여다봤다.

▲ 배종훈 작가의 카툰 작품.

현재 중학교 국어교사이기도 한 배 작가는 불교카툰 작가라면 반드시 불자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독특한 인물이다. 지금은 불자지만 당시 그는 “고대사, 삼국사에 관심이 많았던 탓이 컸을 뿐”이라고 말한다.

특히 불교를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불교에 대해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며 “글을 이해하려다보니 사찰에 관심이 많아져서 직접 찾아가 사진도 찍게 됐고, 사찰구조·불교관련의식·설화 등을 많이 접하게 됐는데, 이런 것을 짧은 서 너 구절과 그림(카툰)으로 나타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현재 불교카툰 작가라는 이름을 걸게 된 것이다.

▲ 배종훈 작가의 카툰 작품.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배 작가는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청년이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이 어디 가겠는가. 직장에서도 역시 그의 손놀림은 ‘동글씨의 직장일기’를 그려가면서 끼를 다져갔고 꾸준한 연재를 통해 그의 명성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불광>에서 ‘깨달음의 두레박’ 작품 연재, 월간 <맑은소리 맑은나라>에 ‘와이셔츠 붓다’ 작품 연재, 불교신문 삽화 연재, (주)아주그룹 사내 웹진 ‘비지니스 매너’ 부문 삽화 연재, 용주사 사보 불교카툰 ‘마음수련 툰’ 연재 등 그의 재능을 인정해 준 곳만 해도 여러 곳이며 함께한 시간은 몇 년 째 접어들기도 한다.

불교신자도 아닌 그가 불교카툰을 어떻게 그릴까. 그 나름의 흥미가 불러준 해박한 지식도 있겠지만 여전히 고민은 어려운 불교용어를 꼽았다. 배 작가는 “불교 용어나 말이 어려워 혹시 잘못된 소리를 전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며 “궁금한 점은 꼭 주위 스님께 여쭈면서 작품을 만든다”고 말한다. 또한 “만화에 대한 롤 모델은 딱히 없지만 굳이 든다면 최영순 작가가 만화에서 롤 모델”이라고 꼽았다.

최영순 작가는 이미 불교신문에도 여러 얼굴을 내비친 바 있는 카툰작가다. 그래서일까. 두 작가의 그림을 보면 언뜻 비슷한 면도 있지만 배 작가만의 큰 특징은 여백의 미를 굉장히 많이 살리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 배종훈 작가의 카툰 작품.
만화가·사진가·일러스트레이터·교사라는 직업은 배 작가가 어릴 때 품어온 꿈들이다. 이 많은 꿈들이 지금 모두 배 작가와 함께 하고 있다. “언제든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할 것”이라며 “하고 싶었던 꿈이 현재 꿈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하는 그를 볼 때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배 작가는 여전히 불교카툰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장편만화에 도전하려고 한다.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발전적인 모습이 카툰에서도 고스란히 배어져 나오는 것일까.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그의 그림을 보며 포교를 한다는 생각보다 한 차원 높은 여운을 남겨준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까지 그림을 통해 포교를 한다는 그런 큰 뜻을 갖기보단 종교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생활에 도움이 되고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길 원한다”고 고백하는 배 작가. 항상 겸손한 자세와 사람들의 조화를 중시하며 자신의 재능을 만인을 위해 베풀겠다는 그의 꿈은 이미 한 걸음 나아가 풍성해 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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