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통합 연금재단은 총회 소속 목회자들의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한 연금사업을 관장하기 위해 설립됐다. 예장통합 홈페이지에 소개된 연금재단 소개. (자료출처: 해당 홈페이지 화면캡처)

전 이사장, 총회 결의 ‘반발’ 소송 걸고 연금 집행까지
‘뿔난’ 현 임원, 비판 성명내고 전임 명단·연락처 공개

김정서 전 이사장
이사장 해임 총회결정 ‘불복’
“연금 미지급 사태 유발해서
책임 뒤집어씌우려는 음모다”

윤두호 비상대책위원장
“연금 이용해 10억 소송하고
또 소송 일으켜… 부끄러운 일
즉각 소송 중지하고 사임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목회자들의 노후를 위해 마련된 연금으로 수천억원대 ‘불법 고리대부업’을 한 의혹으로 세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연금재단이 이번엔 권력 다툼으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예장통합은 지난달 총회결의를 통해 의혹에 연루된 전임 이사장 및 이사들을 해임하고 신임 이사진을 구성하는 등 개혁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 이사장 및 일부 관계자들은 이에 불복해 총회 결의를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재단 사무실을 점거하기 위해 용역을 동원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게다가 총회가 재단 계좌에 대해 지급 정지를 시키자 최근에는 가입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신규 계좌를 개설해 연금을 지급한 사실까지 드러나 파장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양 측의 대립각이 팽팽해 사태가 단기간 내 수습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예장통합 연금재단(현 이사장 전두호 목사)에 따르면 전 이사장 김정서 목사 측은 최근 단기 환입금 계좌를 개설해 6000만원가량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금재단이 지난 9월 결산 결과 금액 차이가 발생해 역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이사장 측은 이 금액에 대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집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전 이사장 측 인사들만으로는 이사회가 성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총회와 재단은 발칵 뒤집혔다. 신규계좌에 입금된 자금의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이 돈은 100억원을 투자했던 대우증권이 단기 환입해준 금액인 것으로만 알려졌다.

◆가입자들 골치 아프게 하는 연금재단

연금재단 가입자들은 물러나지 않는 전 이사장과 교단 총회가 새로 세운 이사들 사이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총회와 신임 이사진은 총회 결의에 불복하는 전 이사장 측을 규탄하며 가입자들에게 이들에게 항의해줄 것을 요구하고 명단과 연락처를 공개했다. 이에 맞서 김 전 이사장 측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신임 이사들의 명단과 연락처를 공개하며 가입자들에게 항의해줄 것을 부탁했다.

연금수급비상대책위윈장 윤두호 외 임원들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전 이사장 김정서 목사에 대해 “증경총회장을 지낸 분이 총회결의를 2년씩이나 지키지 않고 자리에 연연해 이사장직을 내려놓지 않고 연금으로 10억원 이상 소송비용을 써놓고도, 총회장을 대상으로 ‘100회 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단의 투명한 운영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100회 총회가 위탁운영을 맡기기로 결정했는데 이것을 안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사적인 또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가입자들에게 “총회결의를 지키기 위해 사직서를 낸 세 분 이사와 이사회 참석을 거부한 두 분처럼, 전 이사장 김정서외 세 명은 즉시 소송을 중단하고 사임하기를 촉구하고 항의하자”고 요청했다.

반면 김 전 이사장 측도 이튿날 가입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를 발송해 신임 이사들의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강력하게 항의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김 전 이사장은 “저들이 고의로 연금지급을 못하도록 작업을 하고 있다”며 “수급자들에게 연금 지급하는 것만큼은 막지 말아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고의적으로 이번 사태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전 이사장 측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지난 9월 제100회 총회 결과에 대해 “편파적이고 부당한 결의”라며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새 이사장과 총회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연금 미지급 사태를 유발시켜 책임을 현(전) 이사진들에게 덮어씌우기 위한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임 이사진과 연금가입자회 임원들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지난 100회 총회의 연금재단의 결의는 총회연금이 새로이 태어나는 기회였다”며 “(김 전 이사장이) 재단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김정서 전 이사장 측은 총회 결의를 통해 해임됐음에도 법적 이사라는 명분을 앞세워 용역을 동원해 연금재단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다. 지난 100회 총회에서 총대들은 총회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불법 투자에 가담한 이사들의 징계를 요구해, 이사 11명 중 9명을 교체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것이다. 이에 새로 구성된 신임이사회는 연금재단 사무실을 전 이사장에게 빼앗긴 채 총회 내로 사무실을 임시로 옮기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