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동력 상실로 사고 발생
다리 작업하던 인부들 추락

26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컨테이너선의 충돌로 붕괴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출처: 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컨테이너선의 충돌로 붕괴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 입구에 있는 교량이 26일(현지시간) 대형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하며 순식간에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8명이 추락해 6명이 실종됐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에서 스리랑카로 향하던 싱가포르 국적의 컨테이너선 달리호는 이날 오전 1시 30분경 파탭스코강 하구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의 교각을 들이받았다.

사고 영상을 보면 선박이 다리에 가까워지자 불빛이 깜빡이고 꺼지면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올랐다. 선박이 교량의 지지대 중 하나를 강타해 구조물이 장난감처럼 무너져 내렸고 차량과 사람들이 강물에 휩쓸렸다. 브랜던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액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생존자 2명을 안전하게 구출했으며 실종된 6명은 교량 노면의 움푹 패인 곳을 메우는 작업 중이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해안경비대 측은 차가운 물과 사고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실종된 근로자들을 살아서 찾을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무너진 가운데 철골 구조물이 선박 갑판 위에 늘어져 있다. (출처: 뉴시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무너진 가운데 철골 구조물이 선박 갑판 위에 늘어져 있다. (출처: 뉴시스)

선박은 충돌 당시 동력을 상실하고 조종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선박이 다리에 충돌하기 전 선박 승무원들이 조난 신고를 하면서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졌고, 이에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2.57㎞ 길이의 이 다리는 항구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피트 부티지지 미국 교통부 장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미국에서 가장 바쁜 운송로 중 하나를 폐쇄하면 공급망에 중대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항만 데이터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구는 2022년 75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처리하는 등 미국의 다른 어떤 항구보다 많은 자동차 화물을 이동시킨다.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 자동차는 영향을 받는 화물의 경로를 변경할 예정이지만, 그 혼란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다리는 볼티모어 시내를 피하려는 뉴욕과 워싱턴 사이의 운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로이기도 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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