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박지원에게 직접 사과하겠다”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황대헌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황대헌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발생한 황대헌(강원도청) 의반칙 행위와 관련해 “고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빙상연맹은 25일 “지난 16~17일 진행된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과 1000m 결승에서 발생한 박지원(서울시청)과 황대헌의 충돌과 관련해 조사를 펼쳤다”고 밝혔다.

연맹은 “고의성은 전혀 없었고, 팀 킬(team kill)을 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1500m 결승과 1000m 결승에서 잇달아 레이스 도중 충돌하는 사고에 휩쓸렸다.

두 번 모두 앞서 달리는 박지원을 황대헌이 추월하는 과정에서 벌어졌고, 황대헌은 두 번 모두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박지원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황대헌의 반칙 때문에 금메달 2개를 놓쳤다.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해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도 날렸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밀쳐 경고를 받고 랭킹 포인트 몰수 조치를 당했다.

황대헌은 대표팀 선배인 박지원을 상대로 세 차례나 반칙을 가해 메달 수상을 방해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고의성 논란’이 불거졌다.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후 목에 보호대를 하고 팔에 붕대를 감은 채 귀국한 박지원이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후 목에 보호대를 하고 팔에 붕대를 감은 채 귀국한 박지원이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황대헌은 지난 19일 대표팀 귀국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시합하다 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 변수가 많다.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황대헌의 ‘고의 충돌 가능성’을 두고 여론이 들끓자, 빙상연맹은 경기 영상 분석과 함께 국가대표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

조사를 마친 빙상연맹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우리 선수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기록이 아닌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선수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충돌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박지원, 황대헌을 포함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원팀(one team)이 될 수 있도록 선수 교육과 선수 관리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황대헌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박지원에게 직접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빙상연맹에 따르면, 황대헌은 박지원이 소속팀 훈련을 마치고 일본에서 귀국하면 직접 찾아가 사과할 계획이다.

황대헌은 빙상연맹을 통해 “고의적이고 ‘팀 킬’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쇼트트랙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대헌(오른쪽)이 19일 인천공항에서 박지원이 인터뷰 하는 사이 자신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황대헌(오른쪽)이 19일 인천공항에서 박지원이 인터뷰 하는 사이 자신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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