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증권사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투자은행(IB)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한 데 기인했다. 고금리 장기화 등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도 증권사 영업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은 25일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을 통해 지난해 60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 556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4조 4549억원) 대비 8980억원(20.2%) 감소한 규모다. 금감원은 2개 증권사의 일회성 배당금 수익 2조 2천억원을 제외하고 이를 집계했다.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9조 896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재작년 반토막이 난 데 이어 작년까지 2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작년 말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4.7%에 불과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올해도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과 금리인하 지연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있어 증권사들의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 수익은 11조 7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3144억원(10.1%) 감소했다. 지난해 수탁수수료는 5조 5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0억원(10.0%) 늘었지만, 같은 기간 IB 부문 수수료(3조 2769억원)는 1조 5619억원(32.3%) 감소했다.
자기매매손익(9조 2181억원)은 금리 안정화 등으로 보유채권의 평가이익이 12조 6133억원(2051.6%) 폭증하며 1년 전보다 5조 6602억원(159.1%) 증가했다. 파생 관련 손실은 글로벌 주요 증시 상승세에 따른 매도파생결합증권 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4조 7550억원까지 늘었다.
기타자산손익은 대손상각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433억원(17.1%) 감소한 3조 1289억원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581억원(0.5%) 증가한 10조 9218억원이었다.
금감원은 “향후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등이 증권사들의 수익성·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고위험 익스포저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을 지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