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 홈페이지 공지…“북, 불가피한 사정 탓 중립지역 개최 통보”

21일 북한과 일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열린 도쿄 국립경기장에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북한과 일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열린 도쿄 국립경기장에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북한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도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개최 장소를 둘러싸고 논란이 생긴 북한과 일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가 결국 제때 열리지 못하게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2일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26일 개최하기로 한 북한-일본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는 예기치 못한 사태로 인해 기존 일정대로 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IFA 등 관계자들과 상의 끝에 정했다. 이는 지난 20일 북한 측으로부터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경기 장소를 중립지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통보받은 데 따른 결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다토 윈저 존 AFC 사무총장은 언론을 통해 예정대로 북한-일본전을 개최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으나 장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 공지 몇 시간 전, 존 사무총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경기를 제3의 국가에서 열겠다며 “중립지역 경기장을 지목하는 건 (홈 경기) 주최 측의 책임이다. 그게 어려울 경우 AFC가 (장소를) 지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홈 경기 불가’ 통보로 문제가 생긴 월드컵 예선 일정을 어떻게 진행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북한-일본전을 연기하는 건지, 경기 자체를 취소하는 건지 불분명하다.

AFC는 FIFA 산하 위원회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 추후 결정을 공지하겠다고만 덧붙였다.

일본과 북한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열린 2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 붉은색 상의를 입은 조총련 응원단이 북한팀을 응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일본과 북한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열린 21일 도쿄 국립경기장에 붉은색 상의를 입은 조총련 응원단이 북한팀을 응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 경기는 본래 평양에서 열려야 했다.

북한과 일본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에 함께 묶였다.

전날 일본 도쿄 신주쿠의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일본이 북한을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에 따라 26일 4차전은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돌연 북한 측이 홈 경기 개최가 어렵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북한이 어떤 이유로 홈 경기에 난색을 표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존 사무총장도 함구했고, AFC 공지에서도 ‘불가피한 사정’으로만 언급됐다.

AFC는 이달 현지 시찰에서는 김일성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에서 일본의 악성 전염병이 보도되고 있다.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24일 북한과 일본의 2024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 1차전도 평양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렸다.

미비한 항공편·불투명한 경기 운영 가능성을 놓고 우려가 이어지자 AFC가 북한 측에 대체 장소 물색을 요구했고, 결국 장소가 변경됐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 B조에서 3전 전승을 챙기며 조 1위를 달리는 일본(승점 9)은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진출을 눈앞에 뒀다.

반면 1승 2패를 기록 중인 북한(승점 3)은 1승이 절실하다.

3차 예선에는 각 조 2위까지 진출한다. 현재 북한은 시리아(1승 1무 1패, 승점 4)에 이은 조 3위다.

북한은 이전에도 국제 스포츠 행사와 관련, 상식 밖의 행동으로 빈축을 사는 등 ‘골치 덩어리’ 취급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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