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 불안한 모습으로 지켜 봐… 앞으로 또 발생 가능성 높아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 축구팬들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 축구팬들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축구 대표팀 경기장이 정몽규 대한축구협장에 대한 비판과 성토장으로 변했다. 

경호업체 직원과 와 팬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을 치른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깃발을 두고 일어난 볼썽 사나운 모습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인 태국과 1-1로 비겨 안방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날 경기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돼 6만 491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선수단을 향한 응원과 함께,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대규모 걸개를 내걸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아시안컵 성적 부진과 대표팀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건이 이어지면서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날 팬들은 ‘정몽규 OUT’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단체로 꺼내 들었다.

붉은악마 일부 회원은 ‘몽규 아웃’이라고 적힌 대형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한축구협회가 고용한 경호업체 관계자가 붉은악마로부터 '‘몽규 아웃’ 깃발을 강제로 낚아채 빼앗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깃발을 두고 힘겨루기하는 동안, 긴 깃대의 뾰족한 끝부분이 주변 관중을 향하기도 했다.

높은 곳에 있던 붉은악마 회원이 당장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조마조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경기 시작에 앞서 축구 팬들이 대한축구협회를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경기 시작에 앞서 축구 팬들이 대한축구협회를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이날 대거 등장한 걸개가 반입 금지 대상이었으며,  깃발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정치적, 공격적 목적의 문구를 담은 배너와 깃발, 의류, 도구, 전단 등은 경기장 내 반입이 불가능하다.

또 크기 2m×1.5m가 넘는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배너 또한 경기장 입장 전 검사를 거쳐야 소지할 수 있다.

손깃발 역시 크기 1m, 깃대는 직경이 1㎝ 이하의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재질로 제작된 것만 흔들 수 있다.

붉은악마가 흔든 ‘몽규 아웃'’깃발의 크기는 FIFA 기준을 훌쩍 넘었고, 깃대 역시 나무 재질로 만들어져 ‘위험한 물건’이었다는 것이다.

21일 한국과 태국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관객으로 가득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3일 티켓이 매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한국과 태국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관객으로 가득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3일 티켓이 매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는 반입 불가 품목을 강제로 회수하기보다는 경호업체에 정중하게 자제 요청을 하라는 매뉴얼을 전달했다고 한다.

경호업체 측은 깃발과 배너 등을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붉은악마 측이 이를 거부해 결국 물리적 마찰이 발생한 것이다.

충돌 과정에서 경호업체 측과 붉은악마 측 모두 다치기도 했다.

사태 이후 붉은악마 의장과 경호업체 대표, 협회 안전담당관이 모여 대화한 끝에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추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어쩌면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기 전까지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축구협회의 결자해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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