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책임’ 여론 들끓어… “정몽규 아웃” 주장도

이강인이 21일 월드컵 예선 태국전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강인이 21일 월드컵 예선 태국전이 끝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을 받으며  ‘하극상 논란’의 여파를 씻어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24년 축구 대표팀의 첫 국내 A매치인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경기가 열렸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7일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극심한 후폭풍을 겪은 뒤 맞이한 대표팀의 첫 경기였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왼쪽)과 코칭 스태프,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왼쪽)과 코칭 스태프,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해임된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임시 사령탑을 맡아 이번 A매치를 준비해 왔다. 

이강인의 발탁 여부가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황 감독은 “다음에 부른다고 해서 이 문제가 다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 안 한다”며 이강인을 명단에 올렸다. 

이강인은  20일 공식 훈련에 앞서 “많은 응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경기 전 선수 소개 중 이강인이 호명되자, 팬들은 전과 다름없이 큰 환호성으로 반겼다.

손흥민이 가장 큰 함성을 자아냈고, 교체 선수 중엔 이강인을 향한 목소리가 가장 컸다.

이강인은 후반 19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됐다.

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이강인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를 떠나며 한참 동안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지역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 경기 시작에 앞서 축구팬들이 대한축구협회를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지역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 경기 시작에 앞서 축구팬들이 대한축구협회를 규탄하는 항의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팬들 사이에선 이번 경기를 앞두고 ‘현장 응원을 보이콧 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었다.

하지만 일찌감치 입장권이 매진돼 응원 열기는 변함 없이 이어졌다. 공식 집계된 관중 수는 6만4912명이었다.

응원석에는 ‘그냥 대가리 박고 뛰어, 응원은 우리가 할 테니’ 등의 걸개가 내걸려 선수들에게 힘을 실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한국 축구를 위기에 빠트린 책임을 물어야 하며 정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경기 시작 직전 응원석엔 ‘무책임한 협회를 규탄한다’ ‘KFA는 정몽규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걸개가 등장했다.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를 비롯한 팬들은 경기 전후에 여러 차례 ‘정몽규 나가’를 외쳤다.

협회가 운영하는 대표팀 소셜 미디어에는 경기 관련 피드가 올라올 때마다 ‘정몽규 OUT’이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정 회장이 이러한 팬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기는 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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