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220명 증가
실효성 있는 희망사다리
서비스 업그레이드 추진

서울런 지원서비스 (제공: 서울시)
서울런 지원서비스 (제공: 서울시)

[천지일보 서울=송연숙 기자] #1.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차유현씨는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고 재수했다. 당시 차씨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는 서울런을 통해 인강을 수강했고, 교재비도 지원해 주니 자존감도 높아지면서 남과 비교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2. A씨는 선천적으로 약한 폐를 가지고 태어났다. 학교 다닐 때도 하교 후 바로 경원에 가야 하는 날이 많았다. A씨는 뉴스를 통해 서울런을 듣고 인터넷 강의를 접할 기회가 생겼다. 그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병원 가는 차 안에서든 집에서든 꾸준히 공부해 의과대학에 합격할 성적을 받게 됐다.

최근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가 지출하는 교육비(63만 3000원)가 하위 20% 가구(7만 6000원)에 비해 8.32배가량 많아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서울런은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만 있으면 교육비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도록 돕는 실효성 있는 희망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21일 ‘서울런 이용자 진로·진학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2024학년도 대학 진학자 수와 서울런 참여도·만족도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서울시 대표 약자와의 동행 사업 중 하나다. 지난 2021년 8월 도입 후 취약계층 6~24세 학생을 대상으로 유명 인터넷 강의와 1대1 멘토링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고3 이상 서울런 회원 중 온라인 설문 및 전화 통화에 응한 12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서울런 회원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 중 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1084명이며, 이 중 682명이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 462명과 비교해 220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시는 서울 내 11개 대학 등 합격생의 평균 학습시간과 접속 횟수가 평균보다 높은 점 등 ‘양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런 회원들의 자치구별 대학 합격 인원 분석 결과 특정 자치구에 큰 치우침 없이 유사한 비율(1~6%)의 대학합격생을 배출해 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수능 응시자 87%가 입시 준비에 서울런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대부분은 입시 준비 후배들에게 서울런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학습관리와 정서 지지 등을 위해 1710명의 대학(원)생을 선발·운영 중인 멘토링 만족도 또한 91.8%로 아주 높았다.

한편 시는 도입 3년차에 접어든 서울런의 내실화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다각도의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인 학습 역량과 특성을 반영한 맞춤 학습프로그램과 학습 열의가 높은 학생 대상 집중지원반, 멘토단 다양화 및 정서 지지 멘토링 도입 등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런 회원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인공지능(AI) 학습진단 프로그램을 도입해 자기 주도 학습을 지원한다. AI가 학습진단 결과를 반영해 80만개의 검증된 EBS 문항 중 개인맞춤형 문제를 제시하고 자주 틀리는 문제는 반복해서 풀 수 있도록 한다.

경험이 풍부한 멘토를 선호하는 수강생을 위한 4050 시니어 멘토링도 올해 처음 실시한다. 퇴직 교원 등이 멘토로 나서 더 촘촘하고 내실 있는 멘토링을 진행한다. 올해는 초등학생 회원을 대상으로 시니어 멘토를 매칭하고 수요 파악 후 중·고등학생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런 선순환 자원봉사단도 운영한다. 서울런을 통해 원하는 성과를 거둔 이용자들이 숙제 및 놀이지도, 한글학습 등 연령과 성향 등 특성에 맞는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연계해 준다.

구종원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는 서울런의 효과가 올해 대학 진학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확인됐다”며 “향후 서울런 수준을 높이고 서울런 참여자들이 다시 후배들의 멘토로 나서는 희망의 선순환이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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