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말 은행권 부실(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1일 ‘국내은행 부실채권 비율’을 통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0.4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 말(0.44%)보다 0.03%p, 전년 말(0.40%)보다 0.07%p 늘어난 규모다.
부실채권비율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지원 등으로 2020년 2분기부터 낮아지다가 지난해 9월(0.38%) 이후 계속 높아졌다.
작년 말 부실채권은 12조 5천억원으로 전분기 말(11조 5천억원)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이 중 기업여신이 10조원으로 부실채권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부실채권비율은 전 분기 말(0.53%) 대비 0.05%p 상승했다. 대기업여신(0.11%p), 중소기업여신(0.03%p), 중소법인(0.04%p), 개인사업자여신(0.01%p) 등에서도 부실채권비율이 모두 올랐다.
가계여신 부실채권은 2조 3천억원, 신용카드 채권 부실채권은 2천억원이었다. 이들 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각 0.25%, 1.36%로 직전 분기 말과 비슷했다.
작년 4분기 중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5조 7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 4천억원 증가했다. 이 중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4조 4천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 조3천억원 늘었고,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조 1천억원으로 직전 분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4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4조7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4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 5천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조 8천억원 증가했다. 국내은행들이 부실 우려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률(총대손충당금 잔액/부실채권)도 대다수 은행에서 상승했으나, 은행권 전체로는 수출입 등 특수은행 영향으로 전분기 말 215.3%에서 212.2%로 3%p가량 하락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 요인이 잠재된 만큼 은행권에 부실채권 상·매각 등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반영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