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데뷔 주민규 “머리 박고 뛰겠다”
조규성, 아시안컵과 리그 활약 부진

생애 첫 태극마크르 단 주민규가 태국과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생애 첫 태극마크르 단 주민규가 태국과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주민규냐, 조규성이냐.

현역시절 한국 최고의 골잡이로 활약했던 황선홍 대표팀 감독이 고심 중이다.

누구보다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잘 알고 있는 황 감독이 누구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울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자리 중 하나가 최전방 공격수다.

선택의 폭을 좁히면 조규성과 주민규다. 

조규성(미트윌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일약 스타로 급부상했고, 유럽 무대까지 진출했다. 최근 활약이 느슨해졌지만 여전히 한국 대표팀의 핵심 스트라이커다.

서른 중반에 늦깎이 국가대표로 선발된 주민규(울산)가 조규성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조규성 (출처: 연합뉴스)
조규성 (출처: 연합뉴스)

조규성은 올 시즌 덴마크 리그에 진출해 리그 10골을 기록 중이다. 최근 흐름은 그리 좋지 않다.

개막 후 첫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뽐냈지만, 아시안컵과 리그 후반기 들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조규성은 아시안컵 이후 소속팀에 복귀해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실축했다. 필드골은 단 한 골이었다. 대표팀 합류 직전 오랜만에 터진 득점포 역시 페널티킥이었다.

아시안컵에서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조규성은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 4강 토너먼트 3경기까지 총 6경기를 뛰었다. 4경기는 선발로, 2경기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평균 60분 넘게 뛰었다.

그러나 아시안컵 득점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넣은 동점 헤더 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수준 이하의 경기력과 빈약한 득점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팬들은 조규성의 골을 기대했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황선홍호’는 동남아시아의 강호 태국을 상대로 한국 축구의 건재를 증명해 보여야 한다.  

주민규는 매너리즘에 빠진 한국 대표팀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황 감독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라며 주민규에 대한 절대 신뢰를 보내고 있다.

황 감독은 머리띠를 하고 바쁘게 뛰어다녔지만 실속이 없었던 조규성 대신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주민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민규의 간절함도 누구보다 강할 수 있다.

주민규는 연령별 대표팀에도 가본 적 없는 ‘원석’이다.  만 33세에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들 졸업할 나이에 입학하는 셈이다.  

1990년생 주민규는 김영권과 더불어 대표팀 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대표팀 맏이이자 막내인 ‘맏내’다.

이강인이 ‘막내형’으로 불렸던 것과는 반대다. 

주민규의 골 결정력도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그야말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주민규는 최근 세 시즌 동안 K리그1에서 56골을 넣은, 최고의 골잡이다.

그동안 득점왕도 두 차례나 차지했다. 2022시즌에는 17골로 조규성(당시 전북)과 동률이었지만 출전 시간에서 밀리며 아쉽게 2위에 올랐을 뿐이다.

황선홍 감독 (출처: 연합뉴스)
황선홍 감독 (출처: 연합뉴스)

황 감독은 국가대표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3년간 K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없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며 주민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민규는 벤투,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늘 외면받았던 ‘미운 오리 새끼’였다.

주민규는 “막내라고 생각하고 머리 박고 간절히 뛰겠다”며 “A매치에서 누구보다 매서운 발끝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주민규가 21일 태국전에 출전하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33세 343일)도 세운다.

주민규는 태극마크의 간절한 소망을 이뤘다.

주민규의 비상이 기대된다.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닌 ‘우아한 백조’로 훨훨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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