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등 충격받은 직원 심리지원 우선
실효성 있는 민원업무 매뉴얼 정비
세대간 소통으로 화합하는 공직문화 형성
김병수 시장 “공직문화 개선에 적극 나설 것”

ⓒ천지일보 2024.03.14.
김포시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제공: 김포시청)  ⓒ천지일보 2024.03.14.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김포시가 최근 악성민원 댓글 등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시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충격받은 동료들에 대한 심리지원에 나서면서 민원응대 매뉴얼을 정비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해당 부서와 당시 당직근무자 등을 우선 대상으로 스트레스 관리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나아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세대간 소통 강화와 간부 리더십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해 소통이 원활하고 서로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공직문화 형성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민원 담당자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새롭게 정비한다. 음성기록 장치를 배부하고, 민원인의 폭언 폭행시 휴게시간 부여, 의료비 지원 등과 악성민원에 대응하는 민원 응대법 교육을 3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공직자 가족 여러분이 느꼈을 심리적 충격과 참담함이 치유되고,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김포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부당한 지적과 공격으로부터 우리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당한 절차를 두텁게 마련하도록 총력을 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일부 악성 민원으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 너무나 가슴 아프지만 과정부터 결과까지 함께 해 달라”며 ”개선을 위해 모두에게 듣겠다. 문제의 원인과 본질적 해소 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앞서 김포시는 지난 13일 숨진 공무원과 관련해 가해 누리꾼들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날 김 시장은 김포경찰서를 찾아 수사의뢰서를 제출하면서 신원 미상의 누리꾼들을 공무집행방해, 모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시장은  “막아주지 못해, 싸워주지 못해 미안하다. 유족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마음이 무겁지만,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공직사회 민원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2024.03.14.
김병수 김포시장이  악성민원으로 고통받던 시공무원 사망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및 모욕죄,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지난 13일 김포경찰서에 수사 의뢰서를 제출하고 있다.(제공: 김포시청) ⓒ천지일보 2024.03.14.

市(시), 외상 후 스트레스 관리부터

시는 우선 고인과 관계가 깊은 동료의 조기 안정을 위하여 신속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관리할 방침이다. 김포시 보건사업과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오는 15일까지 사흘간 외상 후 심리 안정을 위한 교육과 그룹별 집단 상담 및 개별 상담을 각각 실시한다.

그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총무과 주관으로 전문 상담기관과 연계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충격받은 김포시청 전 직원에 대한 교육도 예정돼  있다. 우선, 7급 이하 민원대응 직원 대상을 중심으로 3월 중 4회 가량 ‘외상 후 스트레스 효과적 대처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이후 6월 중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생명 존중 및 극단적 선택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6월 교육 진행 이후 전 직원 대상 온라인 스트레스 조직진단을 실시한다. 스트레스 수준, 직무스트레스 요인, 우울 검사 등 개인별 결과를 확인 후 개인 상담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직원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악성민원, 실효성 있는 매뉴얼 대응

악성민원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책도 마련된다. 우선 상황별 대처 방법 및 부서별 업무 분담 체계를 정형화한 업무매뉴얼을 정비하여 배부하고 악성 민원이나 위법행위 등 특이민원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모의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민원 공무원 보호 방안과 법정 처리기간이 있음에도 법정 처리기간 단축률을 평가하는 성과평가제도, 유사·빈발·다수 민원, 꼬리물기식 민원, 보복성 민원 등에 대한 처리방식 등을 제시했다. 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중앙정부 차원에서 수립 가능한 제도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민원공무원 보호방안 마련 범정부 T/F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김포시는 이번 사건 확인 과정에서 당시 민원이 폭주했던 도로 공사는 급격한 온도편차로 인한 이상기후에서 발생된 포트홀 보수 공사였고, 포트홀 관련 보수가 지난해 대비 56.8% 증가할 만큼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으로 확인됐다. 

김포시 역시 1월말경부터 포트홀 보수와 차량 파손 민원이 폭증했고 추가사고 예방을 위해 추가 사고를 예방하고자 공사 진행을 결정했다. 

지난달 29일 공사 시작 시점부터 익일 00시 16분까지 지역의 한 커뮤니티에 수 건의 관련 글이 게시되는 등 댓글 형태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특정 누리꾼은 고인의 개인정보를 다수 게시하거나 민원전화 및 반복적인 게시글을 작성, 이른바 ‘좌표 찍기’로 집단민원을 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당직실 역시 전화 민원이 폭주해 익일 새벽까지 업무 마비가 지속된 상황에서, 단순 문의를 넘어 욕설 및 협박성 발언이 다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이와 관련해서 추가 증거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수사자료를 보완, 제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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