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감독 “두 선수와 소통”
K리그 득점왕 주민규 선발
이명재·정호연도 ‘태극마크’

손흥민이 지난달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출처: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이 지난달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출처: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하극상 논란’으로 공분을 샀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대표팀에 발탁돼 ‘속죄’의 기회를 갖게 됐다. 이강인은 3월 A매치에 출격한다.

황선홍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은 1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으로 치르는 3월 A매치에 나설 23명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은 올 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충돌하며 ‘하극상’을 벌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강인을 대표팀에서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설령 후에 대표팀으로 발탁하더라도 이번 A매치에선 뽑아선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만큼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황 감독은 이강인을 선택했다.

이강인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되며 황선홍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강인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되며 황선홍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황 감독의 주된 임무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이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런 황 감독이 A대표팀 임시 감독의 중책까지 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강인은 황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 감독으로선 이강인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애제자다.

황 감독은 “여론에 공감은 한다”면서도 “다음에 부른다고 해서 문제가 다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 안 한다. 두 선수와 의사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갈등이 빨리 풀어지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며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푸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이 특유의 발놀림으로 상대를 따돌리고 있다. (출처: EPA=연합뉴스)
이강인이 특유의 발놀림으로 상대를 따돌리고 있다. (출처: EPA=연합뉴스)

이강인은 지난 6일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와의 경기에 나섰다. 이강인은 한글 유니폼을 입고 나와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골을 도와 파리 생제르맹(PSG)의 2-1 승리에 앞장섰다.

이강인은 ‘하극상 논란’ 이후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도 전날 애스턴 빌라와의 리그 경기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캡틴’의 위용을 뽐냈다.

이강인과 함께 자리한 황선홍 감독(오른쪽)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강인과 함께 자리한 황선홍 감독(오른쪽)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선발에서는 K리거들 중 3명이나 생애 최초 국가 대표로 발탁됐다. 전임 외국인 감독 체제에서 외면받는 경향이 있던 터라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스트라이커 주민규(울산)가 대표적이다. 주민규는 2021년과 2023년 K리그1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골 결정력을 자랑했다. 주민규는 그러나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미드필드 정호연도 항선홍호에 올랐다. 정호연은 황 감독의 지휘 아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했고, 현재 광주FC 돌풍의 중심에 서 있다. 울산 HD 미드필더 이명재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민규 (출처: 울산 HD 제공)
주민규 (출처: 울산 HD 제공)

황 감독은 주민규를 선발한 이유에 대해 “3년간 리그에서 50골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승우(수원FC)는 선택받지 못했다. 이승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다. 이번 시즌 들어 K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선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황선홍호’는 오는 18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소집한다.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어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으로 옮겨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4차전을 소화한다.

광주 정호연이 서울의 린가드와 공을 다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
광주 정호연이 서울의 린가드와 공을 다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

황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나설 U-23 국가대표 명단도 발표했다. 이 대회는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 U-23 아시안컵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참가한다.

A대표팀 승선도 가능해 보였던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시티), 황재원(대구FC)이 U-23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WAFF U-23 챔피언십은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린다.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호주, 태국, 이집트까지 8개국이 참가한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축구대표팀 명단(23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이창근(대전)

▲ 수비수(DF) = 김영권, 이명재, 설영우(이상 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권경원(수원FC), 김진수(전북), 조유민(샤르자), 김문환(알두하일)

▲ 미드필더(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홍현석(헨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정호연(광주), 박진섭(전북), 엄원상(울산), 백승호(버밍엄 시티)

▲ 공격수(FW) = 조규성(미트윌란), 주민규(울산)

◇ 올림픽 축구대표팀 서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소집 명단(23명)

▲ 골키퍼(GK) = 김정훈(전북), 백종범(서울), 신송훈(충남아산)

▲ 수비수(DF) = 이태석(서울), 조현택(김천), 서명관(부천), 김지수(브렌트퍼드), 변준수(광주), 조위제(부산), 황재원(대구), 장시영(울산)

▲ 미드필더(MF) = 배준호(스토크 시티), 양현준(셀틱), 강성진, 백상훈(이상 서울), 홍윤상, 김동진(이상 포항), 김민우(뒤셀도르프), 이재욱(울산), 이강희(경남), 엄지성(광주)

▲ 공격수(FW) = 안재준(부천), 강현묵(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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