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경기장 ‘린가드 효과’ 톡톡
린가드 “빨리 승점 3 선물하고 싶다”

린가드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슛을 날렸으나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린가드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슛을 날렸으나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최고 스타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은 아니었다.    

서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0-0으로 비겼다.

서울에 깜짝 입단해 화제를 모았던 제시 린가드는 두 경기 연속 교체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5만 167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K리그 최다기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공격수 제시 린가드가 구름 관중을 모은 주된 요인이었다. 

린가드의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고 싶어 상암벌을 찾은 것이다. 

팬들은 경기 전부터 린가드 유니폼을 사기 위해 판매 부스 앞에 50m 넘는 줄을 이뤄 기다렸다.  

4시간이나 걸려 유니폼을 구매한 팬도 있었다. 

새 사령탑 김기동 감독을 향한 기대감도 컸다. 

경기장 주변과 월드컵공원은 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변 도로도 꽉 막혔다.

월드컵대교를 건너고서 30분 가까이 지나고서야 경기장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주차장이 가득 차고, 주차요원들은 차량 정리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 주차 요원은 “아무리 홈 개막전이라지만, 너무하네! 진짜!”라며 혀를 내둘렀다. 

국가대표팀 A매치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구단은 인터넷 예매분으로만 입장권 4만 4000여장을 팔았다.

린가드는 후반 31분 투입된 1라운드와는 달리 이날 전반 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린가드가 경기에 앞서 열린 환영식에서 팬들의 한호에 손뼉을 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린가드가 경기에 앞서 열린 환영식에서 팬들의 한호에 손뼉을 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5만 관중의 눈이 그에게 쏠렸다. 

팬들은 린가드의 뭉직임 하나하나에 관심을 보이며 ‘차원이 다른’ 잉글랜드 축구를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 무대에 적응이 덜 된 탓인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린가드의 움직임에 터져 나온 팬들의 함성은 안타까운 ‘탄식’이었다. 

그럼에도 팬들은 언젠가는 린가드의 진정한 면모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린가드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공항에 도착한 첫날부터 환영받고 사랑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응원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K리그에 적응할 수 있었다. 자신감 있게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 데에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좋은 모습으로 하루 빨리 승점 3점을 선물해 주고, 팬들이 행복감을 더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서울 린가드가 슛을 한 뒤 실패하자 허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서울 린가드가 슛을 한 뒤 실패하자 허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린가드가 K리그에서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건 이날이 처음이다.

린가드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는 의견에도 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린가드는 “이길 수도 있었고, 질 수도 있었던 경기다.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으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팀 전체적으로 조금 더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린가드가 후반 들어 지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린가드는 이에 대해 “감독님 말씀하신 것처럼 분명히 몸을 좀 더 만들어야 한다. 굉장히 오랜 기간 90분을 소화하지 못했기에 몸 자체가 아직 100%로 만들어지지 않은 부분은 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이 조만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5만명 넘는 팬들이 들어와 주시면서 굉장한 에너지를 받아 덜 피곤하게 느껴졌다.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눈을 반짝였다.

린가드는 막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리기도 했다.

골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 위로 날아가 버렸다.

린가드는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린가드가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린가드가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린가드는 “실수하더라도 계속 시도해야 한다. 그래야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그 실수가 경기를 이끌어가는 자신감에 영향을 주도록 둬서는 안 된다”라고도 말했다.

린가드는 2경기를 치른 K리그에 대해 “굉장히 경쟁적인 리그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피지컬적으로 굉장히 빠르고 강한 리그라는 걸 경험하고 있다. 전술적으로, 축구적인 부분에서 내가 해온 부분과 좀 다른 게 있어서 이 부분도 더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지 ‘디 애슬레틱’ 영국 지사와 영국 ‘데일리메일’ 기자들도 이날 경기를 현장 취재하고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린가드의 한국 생활은 영국 팬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한국 팬들은 린가드의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빨리 감상하고 싶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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