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본관 앞 6~12일 7일간 애도기간
김포시 공무원 검은 리본·검은색 착장 애도
불법적 악의적 공격 법적 대응 및 강력재발방지책 마련

김포시 공무원 노조 성명서 전문

김포시청 본관 앞 모습(제공: 김포시청) ⓒ천지일보 2024.03.06.
김포시청 본관 앞 모습(제공: 김포시청) ⓒ천지일보 2024.03.06.

[천지일보 김포=김미정 기자]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된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지난 5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서부경찰서와 김포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0분께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김포시 9급 공무원인 A(3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으나 차 안에는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접했다. 당일 오후 9시 40분께 온라인 카페에 김포한강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한 누리꾼이 공사를 승인한 공무원이 A씨라며 온라인 카페에 실명과 직통전화번호 등을 공개해 비난 글이 빗발쳤다. 온라인 카페에는 ‘정신 나갔네요, 2차로를 막다니’ ‘이 사람 멱살을 잡고 싶네요’ 등의 글이 잇따랐다.
다만 경찰은 유족 조사 과정에서 민원인들의 항의와 A씨 사망 간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는 6일 애도의 뜻을 전하며 A씨가 최근 업무에 따른 악성 민원 등으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진상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시청 본관 앞에 애도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오늘(6일)부터 오는 8일까지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열어두기로 했다.

김병수 시장은 “일어나서는 안될 안타까운 일이 우리 김포시에서 발생했다.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숨진 고인은 김포시와 시민을 위해 애써온 우리 가족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해 온 가족이 허망한 죽음을 맞이한 것에 대해 김포시 전 공무원은 충격과 슬픔 속에 잠겨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는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즉각 마련하고, 유가족과의 대화에 나서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추겠다. 김포시 공무원도 검은 리본과 검은색 착장으로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불법적이고 악의적인 공격에 법적대응 및 강력한 재발방지책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포시는 유가족과 공무원 노조와 함께 강력한 법적 대응을 위한 진상조사와 함께 경찰고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김포시 공무원 노동조합도 관련해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조 차원의 재발방지책과 공무원 인권보호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포시 공무원 노조 성명서 전문.

정당한 공무집행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새 생명이 피어야 할 계절에, 도리어 저물어버린 한 직원의 비보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공무원에 합격해서 기뻤을 것이고, 갓 시작한 사회생활을 잘하자고 각오를 다졌을 그는 나의 아들, 또래 친구, 또는 나 자신의 과거 모습과 같습니다.

개인 신상 좌표 찍기 악플과 화풀이 민원에 생을 마감한 지금의 상황이 참담할 뿐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전 직원이 동질감과 깊은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포시청 노조는 유족의 의견을 존중하고 법적 대응 등 유족의 결정에 따라, 시와 힘을 합쳐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합원 여러분, 직장 생활과 관련한 고충이 있으면 언제라도 노조와 상의해 주십시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최악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직원 여러분, 우리는 다시는 같은 슬픔을 겪고 싶지 않으며, 다시 겪지 말아야 합니다.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다시는 이러한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보호해 나갈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포시청 공무원 노동조합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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