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국 중 한일만 경보 단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대출 지원이 축소되고, 집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며 거래량 감소, 실거래가 하락 기류가 뚜렷해진 것이다. 사진은 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3.11.19. (출처: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의 대출 지원이 축소되고, 집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며 거래량 감소, 실거래가 하락 기류가 뚜렷해진 것이다. 사진은 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서울 아파트단지. 2023.11.19.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우리나라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수준이 14분기 연속 위험수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신용 갭은 지난해 3분기 말 10.5%p로 집계됐다.

신용 갭이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보여주는 부채 위험 평가 지표다. 민간신용 비율의 상승 속도가 과거 추세보다 빠를수록 갭이 벌어진다.

통상적으로 BIS는 신용 갭이 10%p를 초과하면 ‘경보’ 단계, 2~10%p면 ‘주의’ 단계, 2%p 미만이면 ‘보통’ 단계로 각각 분류한다.

우리나라 신용 갭은 지난 2017년 4분기 말(-2.9%p) 이후 상승 전환해 2019년 2분기 말(3.0%p) 주의 단계로 진입했다. 이후 가파르게 치솟으며 2020년 2분기 말(12.9%p) 위험 수위인 경보 단계에 다다랐고, 2021년 3분기 말(17.4%p)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신용 갭은 1년 뒤인 2022년 3분기 말 16.8%p를 단기 고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10%p를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 신용 갭이 10%p를 넘나든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우리나라 신용 갭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 말(13.2%p)부터 1998년 3분기 말(10.5%p)까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말(10.7%p)부터 2009년 4분기 말(11.2%p)까지 10%p를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1980년대 초반에도 두 차례 10%p를 넘은 적이 있지만, 현재처럼 14분기째 위험 수위에 머무르지는 않았다.

외국 사례와 비교해보더라도 지난해 3분기 말 신용 갭이 10%p를 초과한 국가는 BIS 조사 대상 44개국 가운데 일본(13.5%p)과 한국뿐이었다. 태국(8.0%p), 사우디아라비아(2.2%p), 아르헨티나(1.5%p), 독일(0.0%) 등 소수의 나라를 제외하면 신용 갭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편 우리나라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988조 1910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29조 8614억원 더 늘었다.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4분기 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6천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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