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역사적 정체성 발견
신장동 일원 문화적 자산 활용

평택시 신장동 도시역사문화 자료. (제공: 평택시) ⓒ천지일보 2024.03.04.
평택시 신장동 도시역사문화 자료. (제공: 평택시) ⓒ천지일보 2024.03.04.

[천지일보 평택=노희주 기자] 평택시가 지난해 8월부터 진행했던 평택 신장동의 도시 역사를 조명하는 도시역사문화 아카이브(자료전산화) 조사 사업을 종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아카이브 사업은 미군기지와 산업단지의 건설 등으로 급격한 변화를 진행한 신장동 일원을 조사해 사라져가는 도시 공간의 역사적 정체성을 발견하고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평택 신장동, 다문화의 메카가 되다

평택 신장동은 OSAN AB(K-55)의 건설 전후로 기지촌의 형성, 상권의 성장과 같은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특히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번영기를 이뤄 비약적인 성장을 했고 이는 신장동 일대의 독특한 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평택시는 이러한 신장동의 변화 모습을 담기 위해 도시역사문화 아카이브 사업의 조사 범위를 1960년대~1980년대의 신장동으로 설정했다. 먼저 여러 문헌과 지도 등의 자료를 이용해 1차 조사를 완료하고 2차 조사는 직접 현장을 다니며 신장동에서 상업에 종사하거나 오랫동안 거주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평택시 신장동 도시역사문화 자료. (제공: 평택시) ⓒ천지일보 2024.03.04.
평택시 신장동 도시역사문화 자료. (제공: 평택시) ⓒ천지일보 2024.03.04.

◆신장동 마을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평택 신장동은 OSAN AB(K-55)의 건설로 많은 변화를 겪은 마을이다. 또한 미군기지의 건설로 자연적으로 생성된 마을과 새로 생성된 마을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1차 조사에서는 과거의 행정지도와 건축물대장 등을 분석해 1970년대~1980년대 신장동 일대 건축물의 형성 과정과 상권 분석을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박성복 평택학연구소 소장이 제공한 ‘1962년도 전화번호부’ 자료가 신장동의 상권과 그 일대의 환경 조사에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로 사용됐다.

이 자료에는 송탄과 평택 지역의 전화번호부가 기재돼 있으며 분석 결과 양품점과 같은 상점들이 대다수였고 식당과 같은 서비스업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과정 중 가장 특징적이었던 것은 미군을 대상으로 하는 클럽과 상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자료를 제공하신 박성복 소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과거 자료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2차 현장 조사 중 가장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으로는 광안당 안경점 정서용씨를 꼽았다.

평택시 신장동 도시역사문화 자료. (제공: 평택시) ⓒ천지일보 2024.03.04.
평택시 신장동 도시역사문화 자료. (제공: 평택시) ⓒ천지일보 2024.03.04.

구술 조사는 조사원들이 직접 신장동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1960년대에서 1980년대의 상권과 당시의 생활 환경 등을 조사했다. 주민들의 구술에 의하면 미군기지가 들어선 이후 양화점, 양복점 등의 상점들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당시 미국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양복값으로 미군들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는 1차 자료 조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신빙성을 더해준다. 구술 조사를 진행하면서 신장동의 역사뿐만 아니라 생생한 삶의 흔적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돼 더욱 뜻깊었다.

한편 평택시의 도시역사문화조사 아카이브 사업은 5개년으로 계획돼 1차 사업으로 신장동 지역을 선정했으며 추후 조사 작업을 통해 지역을 선정해 진행한다.

2026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평택박물관은 평택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담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발로 뛰는 현장 조사와 자료 조사를 통해 평택의 다양한 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조사 작업이 평택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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