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사 부족’으로 진단, 의료계는 ‘필수 의료 의사 부족’ 주장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지역 의료체계 붕괴 우려... 국가균형발전 위한 대화 촉구
경남의사회 차기회장, 응급 질환 치료 의사 부족 문제 지적
창원경상대 병원장,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우려 표명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왼쪽부터 황수현 창원경상대 병원장,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김민관 경남의사회 차기회장, 박성진 경남치과의사회 회장. ⓒ천지일보 2024.03.04.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왼쪽부터 황수현 창원경상대 병원장,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김민관 경남의사회 차기회장, 박성진 경남치과의사회 회장. ⓒ천지일보 2024.03.04.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경남의료계 인사들이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문제와 원인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아산병원 뇌출혈 간호사 사망 사건을 예로 들며, 이 사건이 대한민국의 필수 의료 현실을 드러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간호사의 긴급한 수술 필요에도 불구하고 해당 의사가 부재해 환자가 사망한 사례를 들었다.

정부는 이러한 사건의 원인을 '의사 부족'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의료계 인사들은 '필수 의료 의사 부족'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현재의 제도나 정책을 개선해 의사들이 필수 의료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사 수를 무한정 늘리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의대 정원 증가는 국민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를 증가시키고 의료체계를 사회주의적으로 변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경고도 했다.

의료계 인사들은 대한민국의 의료 체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정책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세계 수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14만 의사 중 단 8000명이 전공의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극심한 인력 부족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심각한 마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율에 대해 비판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대학병원의 전공의 비율이 40%에 이르는 것은 없으며, 이는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잘못된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의사회는 또한 의대정원 확대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 전공의들이 더 나은 교육과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의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지역 사회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중앙정부에게 유연한 태도로 의료계와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재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특히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혼란이 심각하다며, 지역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대화가 시작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민관 경남의사회 차기회장은 “응급 질환이 지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심근경색,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중증 응급 질환에 대한 치료 의사가 전국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그는 서울과 경기도에도 의사가 부족한데 지역 의사는 더 부족하다며 이러한 중증 응급 질환을 다루는 의사들이 지역 의료에 있어 가장 부족한 것을 강조했다. 그러므로 의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히 이러한 응급 중증 질환을 다루는 의사들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수현 창원경상대병원장은 경남지역의 의료 상황과 전공의 부족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황 병원장은 “지금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의료진의 지침과 병원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교수님들의 업무 부담이 커질수록 병원 운영에 대한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공의와 학생들이 병원으로 돌아오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