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7시즌 만에 봄배구 청신호
메가 “정관장의 우승이 목표”

서브 넣는 메가 (출처: 한국배구연맹)
서브 넣는 메가 (출처: 한국배구연맹)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히잡’ 배구선수 메가(24)가 펄펄 날며 소속팀 정관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정관장은 지난달 24일 2위 흥국생명전에 이어 2일 1위팀 현대건설까지 잡았다.

정관장은 6연승을 질주하며 4위 GS칼텍스를 승점 10 차이로 따돌리고 3위 자리를 굳혔다. 7시즌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것이다. 

메가는 결정적인 순간 공격을 성공하며 29점을 올려 정관정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메가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메가가 ‘공격을 잘하는’ 선수에서 ‘배구를 잘하는’ 선수가 됐다”며 극찬했다.

 이어 “그동안 부족했던 서브, 블로킹, 수비, 연결 동작이 모두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메가는 공격 성공률과 서브, 오픈 공격 성공률, 후위 공격 성공률 등 공격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메가는 현대전 후 “3라운드 때까지 팀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끼리 수다를 떨면서 팀 분위기를 개선했다”며 “모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매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메가는 인도네시아 국적으로, 이번 시즌 V리그에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한국 무대에 발을 들였다.

메가왓티 퍼티위가 본명으로, 메가는 등록명이다.

메가는 외부인에게 머리카락을 보여선 안 된다는 종교적 이유로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다.  V리그 사상 최초다.

국내 팬들은 히잡 착용에 낯설어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메가의 활약이 빛나면서 히잡을 쓴 그녀의 모습이 반갑기까지 하다.   

감독과 동료 선수들도 메가의 머리카락을 보이면 먼저 나서서 가려줄 정도로 배려한다.

메가는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못한다. 구단에서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에 스티커를 붙여 준다. 

메가는 히잡을 쓰고 뛰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한국보다 더 더운 나라에서도 히잡을 쓰고 뛰었다. 한국은 오히려 춥다”고 답하기도 했다.  

불고기 등 K-푸드에 푹 빠져있는 메가의 목표는 정관장의 우승이다. 

정관장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약체였다. 

정관장으로 팀명을 바꾸고 출전한 2023-2024시즌에는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경기장엔 많은 인도네시아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메가를 응원했다. 

고희진 감독은 “인도네시아 팬들을 비롯해 정관장 팬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상승세를 타지 못했을 것”이라며 “매우 큰 힘을 받고 있다. 계속 힘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희진 정관장 감독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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