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고 전체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등 이사회 구성 다변화와 기능 실질화에 나서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7명 중 27명의 임기가 이달로 만료된다.

우리금융은 새로운 사외이사로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신임 이은주 후보는 현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임중이며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 인공지능신뢰성센터 소장,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로 재직하는 등 브랜드 및 ESG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박선영 후보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재임하며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에서도 자문,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금융산업, 경제, 디지털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6명에서 7명으로, 그중 여성은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여성 비율은 16.7%에서 28.6%로 높아진다.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여성 경제학자인 최윤정 연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가 영입, 그동안 4명의 남성으로만 이뤄졌던 사외이사진에 변화를 꾀했다.

하나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김홍진·양동훈·허윤 사외이사 대신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중 윤 전 부사장은 여성이다.

하나금융 역시 사외이사가 8명에서 9명으로, 그 중 여성이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증가한다. 여성 비율은 12.5%에서 22.2%로 상승한다.

신한금융은 이번 주 초 주총 안건을 공시하면서 사외이사 추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외이사 수를 9명으로 유지하되 여성 이사를 2명에서 3명으로 증원해 여성 비율을 22.2%에서 33.3%로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금융은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3명(42.9%)이 여성이다. 최근 임기가 끝난 김경호 사외이사 후임으로는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이 추천됐다.

농협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2명(28.6%)이 여성이며, 이번 주총에서는 변동 없이 사외이사 수와 여성 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이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 TF’에서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사의 성별 다양성 강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수는 총 37명으로 이중 여성 사외이사 수는 9명에 그치고 있는 점, 지주와 은행 전체로 전체 이사 중 여성이사 비중은 약 12%,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도 8곳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모범관행TF는 성별과 관련해 다양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목표 비율, 최소 인력수, 목표 범위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각 금융지주와 은행은 주총 직전인 이달 중순께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른 이행 계획(로드맵)을 수립해 당국에 제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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